연합뉴스 홈연합 블로그 홈블로그홈  l 로그인
김태식 블로그(역사문화라이브러리)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프로의눈] 상식 혹은 통설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구속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저항정신의 현창을 위하여
염가하상행(豔歌何嘗行)..carpe diem again..늙어지면 못노나니 2013.02.27 06:35:34

염가하상행(豔歌何嘗行)이라는 제목이 붙은 다음 漢代 樂府詩는 이런 성격의 민가가 대개 그렇듯이 이 역시 작자를 알 수 없다. 이른바 민중가요라 해서 어느 한 사람에 의한 산물이 아니라 시간이 누적한 이른바 민중가요일 수도 있겠고, 그것이 아니라 특정 작가에 의한 어느 한 때의 격발(擊發)에 의한 작품이라 해도 그 작자가 내 작품이라고 내세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은 작자가 無名氏 혹은 失名氏라는 이름으로 치부되곤 한다.

이 시대 악부시에서는 사람이 아닌 여타 생물이나 무생물을 사람으로 간주해 작자의 감정을 이입하는 일이 흔하거니와, 그리고 이 시대 또 다른 특징으로 대화체가 많거니와, 이 시 역시 그런 특성을 유감없이 보인다. 한데 제목에서 이 시의 성격을 ‘염가’(豔歌), 다시 말해 연애시라 규정한 데서 미리 짐작하듯이 이 시는 근간이 남녀간 연애를 노래한다.

서북쪽에서 날아든 白鵠을 사람으로 간주해, 그들을 인간사 서로 사랑하는 연인으로 설정하되, 무슨 일이 있어 그들 중 어느 한 쪽이 병들어 죽음을 맞이하게 되니, 그리하여 북쪽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상황을 설정해 이 둘의 심정을 투영한다.
아래 작품에서 보겠지만, 병이 난 쪽은 암놈이다. 이런 노래는 각 문헌별로, 판본별로 텍스트의 넘나듦이 적지 않은데, 그것은 훗날의 작업으로 미루면서 우선 대강 이런 작품이 있구나 하는 심정으로 봐주기 바란다.

한데 아래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마지막에 보이거니와, 살아있을 제 딩가딩가 놀아보자는 뜻이거니와, 하지만 이것이 맹목적 유피큐리언과는 거리가 멀어 한창인 지금 서로 사랑하며 살자는 뜻이다. 그럼에도 그 이면에는 짙은 니힐리즘이 잠들어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무척이나 가슴이 쓰리다. 앞서 소개한 시처럼 太白 李白의 春夜宴桃李園序에 보이는 그 농밀한 生에의 悲哀가 다시금 엄습한다.

飛來雙白鵠,乃從西北來。날아든 흰 고니 한 쌍 서북쪽에서 왔네
十五十五,羅列成行。 수십마리씩 죽 늘어서 줄을 이루네
妻卒被病,不能相隨。 아내가 병들고 지치니 따를 수 없네
五里一反顧,六里一徘徊。5리마다 돌아보고 6리마다 서성이네
吾欲銜汝去,口噤不能開。내 당신 물고라고 가겠지만 입이 붙어 열리지 않고
吾欲負汝去,毛羽何摧頹。내 당신 업고라고 가겠지만 날개 펼 수 없네
樂哉新相知,憂來生別離。즐거웠소 처음 사랑할 때, 하지만 지금은 근심 들어 생이별
躇躊顧群侶,淚下不自知。머뭇머뭇 다른 짝들 돌아보니 나도 몰래 눈물나네
念與君別離,氣結不能言。그대와 이별한다 생각하니 목이 메어 말이 안 나온다오
各各重自愛,道遠歸還難。나도 당신도 몸조심 길 합시다. 길 멀어 돌아오긴 힘들겠소
妾當守空房,閉門下重關。첩은 빈방 지키며 빗장 꽁꽁 걸어 문 닫겠습니다
若生當相見,亡者會重泉。살아 다시 볼지 모르지만 죽어 저승에서라도 보겠지요
今日樂相樂,延年萬歲期。오늘 우리 즐기세나 천년만년 누려보세

코멘트(0)     트랙백(0)
다음글 다음글 - 목조문화재 화재보험은 필요없다
이전글 이전글 - 상야(上邪)..겨울에 우박치고 여름에 눈내리면
트랙백 URL : http://blog.yonhapnews.co.kr/ts1406/_tb/119243/ 주소복사
작성된 코멘트가 없습니다.
 
코멘트는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