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칼은 `活人劍', 도요토미의 칼은?
`活人劍'이냐 `殺人劍'이냐를 가릴 때의 그 검은 의사의 칼이나 가정주부의 칼처럼 사람을 살리거나 이롭게 하기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고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쓰이는 무기다.
말이 `제압'이지 칼이라는 물건은 사용하면 총과 마찬가지로 치명적이다.
따라서 칼로 사람을 살린다는 뜻의 `활인검'이란 말은 모순일법 한데 검을 다루는 사람의 최상의 목표는 `활인검'이다.
필자는 활인검에 대해 2가지로 나눠 나름의 생각을 정리했다.
△협의(실전적 의미)의 활인검과 △광의(이상적 의미)의 활인검-이 두가지의 경우를 설명하면 이순신장군의 칼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칼의 차이점을 판단할 수 있지 않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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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현충사에 보관돼 있는 이 칼은 선조 27년(1594) 4월에 한산도 진중에서 당시 칼을 만드는 대표적인 장인으로 이름난 태귀연과 이무생이 만든 것으로 충무공께서 항상 벽에 걸어두고 보면서 정신을 가다듬으시던 칼이다. 칼 위에는 각각 장군의 친필 검명(劍銘)이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다. "三尺誓天 山河動色 一揮掃蕩 血染山河" 『석자되는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과 물이 떨고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인다.』 197.5cm, 5.3kg |
우선 실전적 의미의 활인검에 대해 간단한 예를 들면, 칼을 잡고 적과 1대1로 마주쳤을 때-
이 때 자신을 지키면서 상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까지 완전히 굴복시켰다면 그는 `활인의 검'을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더 나가가 싸우지 않고도 상대를 이겼다면 더 높은 경지의 활인의 검을 사용한 셈이 된다.
이같은 활인 검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련이 요구된다. 검을 사용하는 기술과 힘이 누구보다 강해야 하며 자신감 또한 충만해야 한다. 이 경지에 오르려면 어떤 상대를 만나도 확실히 제압할 수 있는 `살인 검'의 경지에 먼저 오른 뒤에야 가능할 할 것 같다.
이전의 글 `한산섬 달 밝은 밤'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상대를 이긴 뒤'가 중요하다.`살인 검'은 이기기만 했지 이긴 뒤의 마음 없다. 이 때 `마음'이라 하는 것은 불가에서 말하는 `자비', 유가에서 말하는 `측은지심' 등의 뜻이 아닐까? 따라서 살인의 검은 `철학의 빈곤자'가 아니면 `악인'이라 볼 수 있다. 즉 검이 道(검술→검도)의 경지에 이르려면 기술만 가지고는 안된다.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 경지를 넘어섰을 때 비로소 `활인의 검'이 탄생한다. 간단히 검의 경지를 설명하면 △막검(마구잡이검?)→살인검→활인검 순이 아닐까.
따라서 섣불리 활인의 검을 논할 수 없다. 그 것은 어쩌면 검을 다루는 모든 이의 `理想'일지도 모른다.
이글의 주제 '이순신의 칼과 도요토미히데요시의 칼은 살인검인가 활인검인가?'는 필자도 일주일 정도 더 생각해 볼 생각이다.
일본의 검성으로 인정받는 `쓰가하라 보구텐'의 일화를 간단히 소개하면서 `실전적 의미의 활인검' 論을 마친다.
보쿠덴이 배를 탔다. 그 배 안에 손님이 6-7명 있었다. 그 중에 37세 정도의 건장한 무사도 있었다. 그 무사는 배 안에서 칼을 빼면서 자신의 무예솜씨를 자랑했다.
보쿠덴은 말했다 "나도 칼을 조금 다루지만 당신처럼 곧바로 칼을 빼는 것은 미숙한 증거라고 할 수 있소"
무사-"당신은 어떤 유파인가?"
보쿠덴-"무수승류(無手勝流-`칼을 쓰지 않고 이기는 유파'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라고나 할까?
무사-"칼을 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니.. 한판 붙자"
보구텐-"좋다. 나의 검은 활인검이지만 거만한 놈에 대해서는 살인검으로 변하니 조심하기 바란다"
그 뒤 보쿠덴은 뱃사공에게 좁은 배에서 싸우면 승객들이 다칠 수 있으니 저기 보이는 작은 무인도에 배를 대도록 요청하면서 결투가 끝난 뒤 돌아가야 하니 배를 세워놓고 탄 사람들과 함께 배 안에서 결투를 구경하도록 했다.
배가 섬에 닿기가 무섭게 건장한 그 무사는 큰 칼을 빼어 들며 섬으로 뛰어 내렸다.
검성 보쿠덴은 두 칼을 허리춤에서 빼어내어 사공에게 맡긴 뒤 뱃머리의 노를 받아들고는 뱃전에 서서 바로 뛰어 내릴 듯 하더니 갑자기 노를 강바닥에 대고 밀어 배를 섬에서 밀어냈다. 배는 서서히 강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보쿠덴은 섬에 남아 발을 동동 구르는 무사를 향해 말했다.
"이 것이 무수승류이다, 그 안에서 실컷 대책이나 강구하라"<`재미있는 검객이야기'- 유재주 편역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