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도 이제 해가 길어졌습니다. 3월 27일부터 써머타임을 적용하더니 이제 저녁 8시가 돼도 환합니다. 여름에는 밤 9시 넘어서까지 환하죠. 날씨는 좋아졌는데 한가지 걱정은 경찰 단속입니다. 날씨하고 경찰 단속하고 무슨 관계냐... 물론 외국인한테 돈 뜯기로 유명한 러시아 경찰의 왕성한 활동은 계절을 가리진 않습니다. 하지만 눈이 많이 오고 해가 짧았던 겨울철에는 경찰들도 시야가 어두웠는데 이제 해가 길어지면서 자동차 몰고가는 외국인(특히 아시아인들) 적발하기가 보다 용이해졌죠. 전 겨울철, 차를 몰고 다닐때 외국인이라는 걸 감추려고 에스키모인들이 쓰는 큰 모자를 착용했는데 이제 날씨가 더워서 더이상 쓸 수가 없게 됐죠. 눈도 안 오고 해도 길어지고, 큰 모자도 쓸 수 없으니 폴리스들 눈에 띄기가 아주 수월해진 셈이죠.러시아 경찰들은 막대기를 흔들어대며 자동차를 세웁니다. 그리고 다가와서 자동차 관련 서류, 운전면허증, 여권 등 다 내놓으라고 합니다. 전 완벽히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지만 뚱뚱한 몸집에 인상 더러운 놈들이 막대기 흔들며 명령하는 꼴은 왠만하면 보고 싶지 않죠. 일단 적발돼서 폴리스가 내 차로 다가오면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러시아 놈들은 강한자에 약하고, 약한자에 강하게 구는 농노 근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여유있게 껌씹는 표정을 지으면 가장 좋죠. 그리고 왠만하면 말을 하지 않는 게 좋고 영어로 I don't know를 반복하면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제풀에 지쳐 그냥 돌아갑니다. 괜히 말해봐야 지들 입만 아프고 그 시간에 다른 차 잡는 게 훨씬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죠. 아무튼 겨울철에 눈과 코만 나오는 모자를 쓰고 다닐 때는 추워도 맘은 편했는데 이젠 얼마나 자주 경찰과 마주쳐야 할지 걱정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