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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용 블로그 (신문동네 방송마을)
http://blog.yonhapnews.co.kr/hoprave/
[기자세상] 이희용 기자가 미디어 분야를 취재하며 쓴 기사, 기고, 토론문 등을 실어놓았으며 언론 동네 뒷얘기와 취재 단상도 곁들임. 방문자와 함께 미디어 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마당으로 꾸미고 싶은 소망을 지니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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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국학대회에서 특별좌담을 진행했습니다 2015.07.27 18:08:07

7월 24일(금) 한국국제교류재단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한국학대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 가운데 미국의 한국학자 투 톱으로 꼽히는 존 덩컨 UCLA 교수(오른쪽 두번째)와 데이비드 강 USC 교수(맨 왼쪽), 그리고 윤금진 국제교류재단 이사(왼쪽 두번째)를 모시고 특별 좌담을 진행했습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7/24/0200000000AKR20150724142400371.HTML?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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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연합뉴스 다문화포럼 2015.07.16 10:27:32

7월 14일 회사 17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합뉴스 다문화포럼의 진행을 제가 맡았습니다. 관련 기사를 보시려면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7/14/0200000000AKR20150714021600371.HTML?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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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정책 포럼 토론문 2015.06.26 09:33:34

지난 5월 2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정을건강하게하는시민의모임 주최로 열린 제25차 가족정책포럼에서 패널로 참석해 발언한 내용입니다. <가족정책포럼 토론문> 이희용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부본부장 겸 한민족뉴스부장 주제발표문에서 언급하신 가족의 해체, 생애주기의 비표준화, 개인화 추세는 미디어 소비 행태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올해 초 발표한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만 19세 이상 국민의 종이신문 이용률이 30.7%로 인터넷(75.0%)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칩니다. 매일 뉴스를 이용한다는 응답에서도 종이신문 이용률(7.4%)은 소셜미디어(8.6%)보다도 낮았습니다. 모바일 앱을 통한 이용률은 3.9%였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종이신문에 대한 미디어 영향력 점유율은 50대에서 15.4%로 나타났으나 20대는 3.9%에 불과했습니다. 20대의 소셜미디어 영향력은 6%로 종이신문을 앞질렀습니다. 세월이 흘러갈수록 종이신문 이용률이나 영향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펴낸 신문활용교육(NIE) 효과 조사보고서를 보면 이러한 추세가 더욱 확연합니다. 전국의 초중고등학생들의 하루 평균 뉴스 이용 시간은 212분인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이동형 단말기 이용 시간이 86분으로 가장 길었고 종이신문은 17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앞의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결과를 하나 더 인용해보겠습니다. 지상파와 유료방송(케이블TV+위성방송+IPTV)을 합친 TV는 여전히 이용률이 94.4%에 이르러 인터넷(이동형+고정형) 75.0%, 소셜미디어 49.9%, 종이신문 30.7%, 라디오 23.4%, 잡지 5.3%에 비해 막강한 매체입니다. 하루 이용 시간도 166.5분으로 인터넷 116.8분, 라디오 23.0분, 소셜미디어 22.1분, 종이신문 10.4분, 잡지 1.1분보다 월등합니다. 그러나 TV 이용률과 이용 시간은 점차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가파른 성장 곡선을 감안하면 몇 년 뒤에는 인터넷에 따라잡힐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특히 20대의 이동형 인터넷 이용률은 2012년부터 TV를 앞질렀고, 30대의 이용률은 2014년에 처음으로 역전됐습니다. 신문은 개인형 매체로도 볼 수 있지만 가두판매보다는 가정 구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시장 특성으로 볼 때 가족형 매체에 가깝습니다. TV는 안방극장이라는 말이 상징하듯 전형적인 가족형 매체지요. 가족형 매체가 점차 쇠락하는 기미를 보이는 것은 기술 발달에 따른 자연스러운 추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 말고도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가족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가족 내의 개인화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디어 시장 동향이나 독자·시청자의 소비 패턴 변화는 가족 형태의 변화 흐름과 맞물려 있습니다. 가족 형태 변화가 미디어 소비 행태를 바꾸기도 하고, 반대로 미디어 소비 행태 변화가 가족 형태 변화를 재촉하기도 합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라 개인형 미디어, 이동형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보급되자 1인 가구의 증가나 가족 속 개인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습니다. 이제 한 가족이 식탁에서 함께 밥을 먹어도 아무런 대화 없이 각기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거나 SNS에 빠져 있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됐습니다. TV 프로그램도 각기 따로 봅니다. 젊은이들은 자기 방에서 스마트폰이나 PC로 인터넷을 이용해 TV를 보거나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온 가족이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같은 신문을 돌려 보면 자연히 화제도 TV에서 본 내용이나 신문의 뉴스에 모아집니다. 이제는 가족 구성원 모두 각기 다른 프로그램, 각자 선호하는 매체나 분야의 뉴스를 보니 공감대가 엷어지고 대화의 공통 소재도 줄어듭니다. 또 온라인을 통한 관계 맺기에만 치중하다보니 오프라인을 통한 만남이나 접촉도 줄어들고 사이버 공간에만 틀어박혀 개인화, 고립화, 파편화, 폐쇄화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미디어 소비 패턴 변화의 영향도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미디어 환경 변화가 가족 형태의 변화에 미친 영향에 관해서도 의미 있는 조사 연구와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언론도 가족 형태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긴 합니다. 젊은 기자들이 바로 변화의 당사자이기도 하지요. 주변에 보면 30~40대 미혼 남녀 후배들이 수두룩합니다. 장례식보다 결혼식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야에도 흔히 그런 양상이 나타나듯이, 언론은 늘 표피적인 현상에만 주목하고 근본 원인과 대책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더구나 여성 분야나 가족 문제 등은 인기 분야가 아닙니다. 독자들의 관심도 적고 담당하고 싶어하는 기자도 별로 없지요. 그러다 보니 전문기자도 드물고 한 기자가 다른 분야와 함께 담당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세계 여성의 날, 가정의 달, 입양의 날 등이나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는 사건 등 어떤 계기가 있을 때나 가족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그것도 일회성 보도에 그쳐 지속적인 관심을 일깨우는 일에는 소홀합니다. 부분적인 현상을 일반화하거나 특수한 사례를 과장해 판단을 흐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변화의 추세는 되돌리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급격한 변화에 따른 부작용이나 갈등 등을 어떻게 완화하고 치유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언론이 이 문제에 깊이 천착해 여론을 환기하고 정책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여기 계신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언론인으로서 함께 반성하며 개선에 힘쓰겠습니다. 연합뉴스는 뉴스통신진흥법이 부여한 공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2007년 한민족센터를 신설했습니다. 국내 언론사로는 유일하게 다문화와 재외동포 분야를 취재하는 부서를 만들고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와 탁구대회, 다문화포럼,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어린이마라톤대회 등 다문화 분야 행사와 함께 재외동포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변화 추세에서 눈에 띄는 흐름 가운데 하나가 다문화가족의 증가입니다. 주제발표문에 인용된 통계청 조사에서도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는 응답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국으로 역이민한 중국 조선족,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고려인, 사할린 동포 등과 탈북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중도입국청소년들은 피부색이 다르고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차별과 냉대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선족, 고려인, 탈북자들은 얼굴 모습이 똑같은 동포인데도 우리말을 모르거나 북한 사투리가 심하다는 이유로 2등 시민, 3등 시민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다문화인이나 이들 귀국 동포에 대한 지원과 인식 개선을 위한 정책은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지만 정부 부처나 지방자치제마다 분절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고, 교육이나 취업·창업 지원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난 3월 연합뉴스는 한민족센터 재외동포부와 다문화부를 한민족뉴스부라는 이름으로 합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다문화나 재외동포 관계자들께는 조직을 축소한 것 같은 인상을 드리게 되어 다소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해온 것 이상으로 재외동포와 다문화가족의 목소리를 전하고 주요 현안을 취재 보도해 이들이 한민족과 대한민국 국민의 소중한 일원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저희의 이 같은 노력이 다른 언론사에도 퍼져나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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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 수 500만 돌파를 자축합니다 2015.06.26 08:33:24
제 블로그 누적 방문자 수가 500만을 넘었습니다. 오늘(6월 26일) 아침에 500만 하고도 7천여 명을 헤아리더군요. 요즘 평균 방문자 수를 감안하면 6월 24일께 500만을 넘어서지 않았나 싶습니다. 누가 축하해줄 사람도 없지만 그래도 기억할 만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남깁니다. 그런데 의아한 대목이 있습니다. 회사의 권유로 블로그를 시작한 게 2005년 3월 21일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하고도 석 달 5일 전이었지요. 초창기에는 언론진흥재단 홈페이지에 연재하던 미디어리뷰 글도 올려놓고 해서 꽤 자주 업데이트를 했죠. 그래도 방문자 수는 하루 1천 명 안팎이었습니다. 그래서 100만을 돌파하는 데 거의 8년이 걸렸지요. 그런데 무슨 조화인지 2014년 1월 17일 언론진흥재단의 주간 미디어 리뷰 글을 중단했는데도 지난해와 올해는 하루 1만 명 가까이 방문자가 늘어났습니다. 그 뒤로는 지금까지 달랑 세 건의 글만 올렸지요(이 글을 포함하면 네 건). 읽는 분들도 방명록에 글을 남기거나 코멘트를 단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요. 기술적 착오가 있었는지 시스템의 변화가 있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기록상 500만을 넘은 것은 사실입니다. 일부러 찾아 들어오셨든, 잘못 연결돼 방문한 것으로 기록에 남았든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넙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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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 나뭇가지에 푸른 넥타이로 목을 매 숨졌다고요? 2015.04.10 10:16:06

권위지를 자처하는 신문이나 공영이라고 주장하는 방송이나 성완종 전 회장이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졌다고 앞다투어 보도합니다. 심지어 나뭇가지의 높이가 2m라느니 넥타이가 푸른색이라느니... 한국기자협회 자살예방협회와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자살 보도 권고 기준은 "자살 장소와 방법, 자살까지의 자세한 경위를 묘사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해놓았지요. "사회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자살 등과 같이 공공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경우에 그러한 묘사가 사건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경우는 예외"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2m 높이의 나뭇가지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졌다는 게 과연 사건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일까요? 일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다 등 '친절한' 설명을 달아놓곤 합니다. 이건 중요 인물이나 공공의 정당한 관심에 관한 예외 규정에 해당되지도 않지요.. 저도 오랫동안 이 동네에 있다 보니 "언론사 간 경쟁이 심해 현장 기자나 데스크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변명에 공감합니다. "언론이 언급하지 않아도 어차피 자살하려는 사람은 웹사이트 등을 보고 자살 방법을 배울 것"이라는 핑계에도 일리가 있다고 여깁니다. 암만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일 가족이나 친구가 언론 보도를 보고 모방 자살을 시도한다면 마음이 어떨까요? 이런 보도 태도는 망자나 유족에게도 예의가 아닐 겁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두고 언론들이 걱정과 대책을 늘어놓으면서도 이처럼 자살을 부추기는 듯한 보도를 일삼는 것은 우리 언론이 삼류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풍조를 소위 주류 매체들이 이끌다시피 하고 있으니 "듯보잡 인터넷매체들이 뉴스 시장의 물을 흐리고 저널리즘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한탄할 처지도 아니지요. 재난 보도에 관해서는 또 어떨까요? 지금 당장 세월호 같은 참사가 일어난다면 언론들이 1년 전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아니,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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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 회원들과 함께한 하루 2015.02.26 11:11:50

2월 24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연합뉴스와 반크가 공동주최하는 국가브랜드업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는 반크 회원들을 청년통일공공외교대사로 양성하는 교육도 이뤄졌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제가 강연자로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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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주변 걷기 좋은 곳 2014.12.12 09:45:06

“역사의 숨결 느끼며 걸어 보실래요?” -회사 주변 답사길의 주요 명소 회사 주변에는 걷기 좋은 길이 참 많다. 구슬땀을 흘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내려야 하는 등산길도 있고, 조용히 생각에 잠기며 걸을 만한 호젓한 산책길도 있고, 역사의 숨결을 느끼거나 성인의 자취를 더듬어보는 답사길이나 순례길도 있다. 필자가 마음대로 이름 붙여 사우들에게 추천하는 코스는 ‘박정희-전두환 권력 교체의 길’(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종친부~경복궁 민속박물관~삼청공원~말바위~북촌전통공예체험관~윤보선 가옥), ‘아기 세종과 공비 김신조의 길’(통의동 백송~사직공원~단군성전~황학정~윤동주 시인의 언덕~최규식 동상~우당기념관~청와대 사랑채), ‘도심으로 내려온 석가의 길’(조계사~천도교 중앙대교당~운현궁~대각사~종묘), ‘예수 수난과 부흥의 길’(종교교회~새문안교회~성공회 서울대성당~배재학당 역사박물관~정동제일교회~이화백주년기념관~서소문공원 천주교순교자현양탑~약현성당) 네 곳이다. 우리 사옥 재입주에 맞춰 지난해 11월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국군수도병원과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가 있던 자리다.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에게 저격당한 박정희 대통령은 절명한 채 이곳으로 실려왔고,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 뒤편의 종친부 건물은 1981년 보안사가 테니스장을 짓겠다며 정독도서관으로 옮겼다가 33년 만에야 돌아온 것이다. 경복궁 돌담 위로 치솟은 국립민속박물관(구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목조 건물 법주사 팔상전, 금산사 미륵전, 화엄사 각황전을 본따 지은 콘크리트 건물이다. 박정희 정권은 북한적십자 대표단 서울 방문을 앞두고 서둘러 지은 뒤 덕수궁 석조전에 있던 유물을 옮겨 1972년 8월 개관했다. 일제가 경복궁 문루와 전각을 훼손하며 민족정기를 억누르려 했다고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하게 광복 후 우리 정권이 경복궁을 유린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민속박물관 건물이다. 심지어 5·16이 일어난 해부터 35년 동안 경복궁 안에 군부대(수방사 30경비단)가 주둔하기도 했다. 흔히 서촌이라고 일컫는 효자동 일대는 청계천 상류 마을이어서 예전에 상촌(윗대)이라고 불렸다. 하촌(아랫대)은 청계천 하류인 동대문 일대였고, 서소문 일대가 서촌이었다. 종로구가 이곳을 세종마을이라고 부르기로 정하고 2011년 5월 선포식까지 열었으나 이곳 주민이나 상인 등은 여전히 서촌이란 지명을 애용하고 있다.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 지척까지 침투했을 때 급히 출동한 최규식 종로경찰서장은 경복고 후문 근처에서 공비들의 총탄 세례를 받고 순직했다. 이를 기려 창의문(자하문) 아래 청계천 발원지 근처에 그의 동상을 세웠다. 김신조 일당의 표적은 박정희 대통령이었고 당시 수도 방위의 책임을 맡은 이는 김재규 6관구 사령관, 청와대를 경비하는 30대대의 대대장과 작전주임은 각각 전두환 중령과 장세동 소령이었다. 훗날 10·26 사태의 주인공들이 묘한 인연으로 얽힌 것이다.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는 1910년 서울 4대문 안에 처음 들어선 사찰이다. 조선시대에는 승려들이 함부로 도성을 출입할 수도 없었다. 조계사 대웅전은 증산교 일파인 보천교의 십일전 건물을 옮겨지은 것으로, 백두산 소나무로 기둥을 삼았다. 연면적은 경복궁 근정전(25칸)보다 작지만 칸수로 따지면 대웅전(28칸)이 더 많다. 종묘 옆에 자리잡은 대각사는 기미독립선언 33인의 한 사람인 용성 스님이 1911년 창건한 절이다. 1970년대 중반 광덕 스님이 대각회를 이끌며 도심 포교와 학생 포교의 씨앗을 뿌린 곳이기도 하다. 세종대로 건너편 종교교회는 한자로 ‘宗橋敎會’라고 쓴다. ‘으뜸다리’라는 뜻으로 1900년 설립됐다. 아펜젤러가 1885년 세운 정동제일교회와 함께 감리교의 모교회로 꼽힌다. 새문안교회는 1887년 언더우드가 세운 장로교의 모교회다. 1987년 6월항쟁의 발상지인 성공회 서울대성당 건물은 1926년 부분 완공돼 70년 동안 사용해오다가 1996년 증축됐다. 1978년 서울시문화재로 지정돼 증개축이 사실상 불가능했으나 영국의 한 박물관에서 우연히 설계도가 발견돼 당초 설계에 따라 늘려 짓는 것이 허용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배해 유명해진 서소문공원 천주교순교자현양탑 자리는 성인 44명, 복자 27명이 처형된 국내 최대의 천주교 순교성지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중구 등이 이곳을 역사문화공원으로 꾸미려고 하자 천도교 등에서는 “사육신, 홍경래, 전봉준 등도 처형된 조선시대 사형장 터를 특정 종교의 성지로 꾸미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중림동의 약현성당은 명동성당보다 6년 앞서 1892년 완공된 최초의 서양식 성당이다. 1998년 방화로 내부가 전소된 뒤 재건됐다. 당시 경찰은 정신이상자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는데, “예수님은 놔두고 성모마리아만 칭송해 화가 나 불을 질렀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미뤄볼 때 방화범은 개신교 근본주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글은 제가 몸담고 있는 연합뉴스 사보에 실은 글입니다. 제가 청탁 분량보다 넘치게 원고를 보내 일부 문단이 삭제된 채 실렸는데, 삭제되기 전 원문을 여기에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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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렙 의무 위탁 앞둔 종편의 수심 2014.01.17 17:53:33
[주간미디어리뷰:신문‧방송] (448)

미디어렙 의무 위탁 앞둔 종편의 수심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미디어렙) 신규 허가 심사를 위한 기본계획을 1월 14일 의결했습니다. 종합편성채널에 대해 미디어렙 위탁 의무를 유예한 3년의 시한이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그동안 종편은 보도채널이나 등록 PP들과 마찬가지로 직접 광고 영업을 해왔으나 JTBC와 TV조선은 4월 1일, 채널A는 4월 22일, MBN은 12월 1일부터 미디어렙을 통해서만 광고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종편도 SBS 계열의 미디어크리에이트처럼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허가하기로 의결한 대상은 MBN을 제외한 종편 3사의 계열 법인(엄밀히 말하면 설립 예정 법인)입니다. 만일 설립 허가를 얻어내지 못한 종편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나 미디어크리에이트, 아니면 다른 종편 계열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를 수주해야 하지요.

방통위는 재정 능력 등 5개 심사사항별로 60% 이상, 총점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얻은 신청사를 허가하기로 하고 분야별 전문가 10인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자본금 규모 등에 관해 가이드라인을 정해준 것은 없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복수 신청자 가운데 뽑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적격 여부만 가리는 것이어서 신청 법인끼리 눈치작전을 펼 일은 없지요.

방통위는 1월 20일 허가신청 공고를 내고 27~29일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뒤 심사와 2월 말 의결을 거쳐 3월 초 허가장을 교부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미디어렙법에 따르면 종편사의 지분 한도는 40%이며 대기업과 일간신문(특수관계자 제외)은 10%까지 출자할 수 있습니다. 광고대행사의 참여는 금지됩니다.

MBN 계열 미디어렙을 제외한 종편 3사는 이미 컨소시엄 구성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본금은 40억에서 100억 원 사이라고 하는군요. 신청 서류도 마무리 단계에 있지요.

종편사들은 법대로 하는 일이어서 어쩔 수는 없긴 하나 마뜩잖은 표정이 완연합니다. 유예 기간을 늘려 보고 싶었을 텐데 종편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이 적지 않아 엄두를 내기도 어려웠지요.

누구는 인력과 사무실 그대로 유지하며 간판만 바꿔다는 것이라지만 자회사를 만들어 광고 판매를 대행시키면 아무리 본사가 경영권을 행사한다 해도 직접 영업하는 것보다는 번거로워집니다. 엄연한 별도 법인이어서 파견 형식을 동원한다 해도 본사 인력을 활용하기도 까다로워지지요. 또 재허가 심사를 비롯해 방통위의 규제도 훨씬 세심해지고, 규모의 경제 등의 측면에서 비용도 더 들어갑니다.

지상파와 종편에 미디어렙 위탁을 의무화한 까닭은 보도를 비롯한 프로그램에 광고주가 압력을 넣으려 하거나 방송사가 광고주에 압력을 행사하려는 것을 줄이자는 겁니다. 광고주와의 거래 가능성이 줄면 방송사에는 매출 손실이 따를 수 있지요.

그렇다고 해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효율성을 꾀하기 위해 종편사끼리 공동으로 미디어렙을 설립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코바코야 처음부터 독점으로 출발해 방송사들이 공동 영업에 대한 불만을 제기할 소지가 적었고, 중소 방송사가 영업력이 막강한 미디어렙에 영업을 의뢰할 수도 있지만 비슷한 경쟁사끼리는 쉽지 않지요.

프로그램 방송에 앞서 광고를 수주해야 하기 때문에 편성 전략이나 영업 전략이 노출될 우려가 큰 것은 물론이고 경영권을 어떻게 나눌지, 인력을 어떻게 배분할지도 고민스럽겠지요. 무엇보다 본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불편해 각개 약진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종편사들은 볼멘소리를 하고 있지만 당초 여야가 합의한 법안대로 2012년 초 18대 국회에서 입법화됐다면 지금보다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을 겁니다. 방통위 담당자와 여당 관계자가 세심하게 살펴보지 않은 가운데 종편사의 지분한도를 10%로 규정한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거든요.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방통위와 여당이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특수관계자 규정에 방송사업자를 제외하는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 강행 통과시켜 종편사 지분한도를 40%로 올린 겁니다.

물론 그때까지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정부와 여당이 19대 국회 들어 개정을 시도했을 겁니다. 그러나 국회법이 바뀌고 여야 의석 구조도 달라져 야당이 협조해주지 않으면 개정이 어려웠겠지요. 아니면 미디어 관련법 가운데 야당의 다른 요구사항을 들어주며 맞바꿨을 수도 있지요.

“기자들, 4년 전보다 기사 갑절 이상 더 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6~8월 국내 기자 1,527명을 상대로 실시한 언론인 의식조사 결과를 올 1월 발표한 것에 따르면 기자 한 명이 1주일에 작성하는 기사의 평균 건수가 31.3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2009년 조사 당시 14.8건의 갑절을 넘는 것이고 1995년 조사 이후 최대치입니다.

95년부터 2년마다 조사해온 결과의 추이를 보면 2009년까지 15건 안팎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다가 이번에 급증했습니다. 그 까닭은 바로 지면 외 온라인용 기사 때문이지요.

기자들이 작성하는 기사를 유형별로 보면 스트레이트기사‧단신 13.8건, 기획‧해설기사 3.7건, 사설‧칼럼‧논평 1.6건, 온라인용 기사가 12.2건입니다. 2007년 이전에는 온라인용 기사 건수가 아예 없었고 2009년에도 1.0건에 불과했지요. 매체별로는 언론사닷컴 34.5건, 뉴스통신 23.8건, 종합일간지 18.0건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루 평균 노동 시간도 길지요. 법정 노동 시간(8시간)은 물론 직장인 평균 근로 시간(9시간 26분)보다 긴 10시간 38분이었으며,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자들이 4점 척도로 매긴 직무 스트레스 수준도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3.10점) ▲업무량이 현저히 증가했다(2,87점) ▲일이 많아 시간에 쫓기며 일한다(2.70점)가 1~3위에 꼽혔습니다.

게다가 ▲언론사 경영위기(26.1%) ▲언론인으로서의 비전 부재(22.5%) ▲성취감 및 만족감 부재(15.6%) 탓에 최근 1~2년간 사기가 높아졌다(11.1%)는 응답보다 떨어졌다(58.5%)는 응답이 월등히 높다 보니 다른 직종으로의 전직 의향이나 다른 언론사로의 이직 의향이 높아졌지요.

다른 직종으로의 전직 의향은 ▲2007년 26.5% ▲2009년 28.4% ▲2009년 29.9%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데 비해 다른 언론사로의 이직 의향은 2009년의 18.8%에서 30.3%로 급증했지요.

그러나 전반적인 직업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97점을 기록해 2009년 6.27점보다 오히려 높아졌지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노동 강도가 높은 인터넷신문사가 7.57%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은 ▲지역방송사 7.56점 ▲전국종합일간지 7.35점 ▲경제‧IT일간지 6.96점 ▲언론사닷컴 6.92점 ▲뉴스통신사 6.91점 ▲라디오‧종편‧보도채널6.88점 ▲외국어일간지 6.81점 ▲지상파3사 6.74점 ▲지역일간지 6.59점 ▲스포츠일간지 6.17점 순이었지요.

언론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인 만족도 2.53점(2.69점) ▲역할과 기능 수행 2.69점(2.83점) ▲공정성 2.51점(2.62점) ▲자유도 2.88점(3.06점) 등으로 2009년 때보다 모두 하락했으나 전문성 분야만이 2.83점(2.80점)으로 다소 올랐습니다(괄호 안은 2009년 조사 수치).

편집 또는 편성에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이나 집단을 물은 결과 ‘편집인/보도국장 등 편집‧보도국 간부’(58.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은 ‘사장/사주’(14.0%), ‘평기자’(8.5%), ‘광고주’(7.9%), ‘독자‧시청자‧네티즌’(5.9%), ‘정부‧정치권력’(3.9%) 순이었고 ‘시민단체’(0.4%)와 ‘이익단체’(0.3%)는 미미하게 평가됐습니다.

뉴스통신사와 방송사는 상대적으로 ‘정부‧정치권력’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고, 인터넷언론사 기자들은 ‘독자‧시청자‧네티즌’을 상당히 의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스통신사는 ‘사장/사주’의 영향력을 6위로 평가한 반면 평기자를 두 번째로 꼽았지요.

기자들이 자신과 소속 언론사의 이념 성향을 인식하는 항목도 흥미롭습니다. ‘가장 진보’는 0점, ‘중도’는 5점, ‘가장 보수’는 10점으로 매기게 한 결과 기자들은 평균 5.54점, 소속 언론사는 평균 7.04점으로 나타났지요. 자신은 중도 성향인데 소속 언론사의 편집 방침이나 논조는 보수 쪽이라는 겁니다.

2009년에는 기자 4.58점, 언론사 5.64점인 것에 비하면 각각 0.96점과 1.40점 보수 쪽으로 옮겨갔고, 기자와 언론사의 이념 성향 차이는 1.06점에서 1.50점으로 더 벌어졌습니다.

“신문산업 매출은 주는데 기자 수는 늘어”

언론진흥재단은 2012년 12월 31일 현재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정기간행물 가운데 정상 발행되고 있는 일간신문, 주간신문, 인터넷신문 3,224개 매체 2,993개 사업체를 전수 조사한 ‘2013년 신문산업 실태조사’를 최근 펴냈습니다.

이는 전년도의 3,026개 매체보다는 다소 줄어든 것인데, 기자 수는 3.1% 늘어난 3만 7,455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간신문과 주간신문 종사자는 각각 0.7%, 6.2% 줄어든 것에 반해 인터넷신문 종사자는 19.3% 늘어났지요. 기자직 비중도 60.0%로 0.9% 포인트 높아진 가운데 종이신문 기자 수는 1.4% 감소한 데 비해 인터넷신문 기자는 19.0% 증가했습니다.

비정규직 비율은 2011년 19.1%에서 2012년 21.1%로 늘어났고 여성 종사자는 26.5%에서 29.3%로 증가했습니다. 둘 다 13.9%의 증가율을 기록했지요.

매출액은 3조 7,387억 원으로 6.5% 감소했습니다. 종이신문의 매출 감소율(5.0%)보다 인터넷신문의 매출 감소율(15.7%)이 훨씬 높은 것이 눈에 띕니다. 종이신문과 인터넷신문 종사자 수의 증감 추세와 반대지요.

매출액 구성비도 일반인의 통념과는 사뭇 다릅니다. 광고 수입 비율이 56.6%에서 55.9%(종이신문 및 인터넷신문 광고 합계)로 떨어진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종이신문 판매 수입이 14.6%에서 17.7%로 올라간 것은 의아하게 여겨집니다. 대신 부가사업 및 기타사업 수입 비중도 25.8%에서 24.3%로 내려갔고 콘텐츠 재판매 수입도 1.3%에서 0.5%로 떨어졌지요.

신문도 안 팔리고 그에 따라 광고도 줄어드는데 부가사업 등으로 그나마 매출 감소를 상쇄하고 있다고 보는 인식이 일반적이지요. 그러나 실제 조사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지역별 매출액 현황도 서울 집중 현상이 완화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어 이채롭습니다. 서울 소재 매체의 매출 비중은 83.1%에서 81.8%로 1.3% 포인트 줄어들었습니다. 9개도의 비중도 9.2%에서 8.6%로 떨어졌는데 6개 광역시 비중은 7.7%에서 9.6%로 올라갔습니다.

잡지산업의 종사자 수는 1만 7,748명, 매출 규모는 1조 8,625억 원으로 둘 다 신문산업의 절반가량입니다. 업체당 평균 종사자 수는 12명으로 신문사의 13명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흔히 신문사가 잡지사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잡지사보다 영세한 규모의 인터넷신문사가 신문산업에 포함돼 그런 수치를 보이는 겁니다.

여성 종사자의 비율은 45%로 신문사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높습니다. 정규직 비율은 66.0%로 훨씬 낮지요. 잡지사의 비정규직 비율은 20.2%로 신문사와 비슷하지만 13.7%에 이르는 프리랜서를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수신료 인상안 토론회서 갑론을박

지난해 12월 10일 KBS 이사회가 의결한 TV수신료 인상안을 놓고 방통위가 국회 승인에 앞서 본격 심의에 들어갔습니다. 1월 15일에는 언론학계, 광고‧경영 전문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듣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지요.

발제에 나선 윤준호 KBS 수신료현실화추진단장은 “현재의 광고 중심 재원구조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 위기까지 불러오고 있다”면서 ▲통일시대 준비 ▲정보격차 해소 ▲UHD(초고화질) TV 개발 등 공적 책무 수행을 위해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KBS는 수신료 인상을 통해 ▲사회적 약자 배려 프로그램 확대 ▲통일 대비 프로젝트 확대 ▲재난재해 방송시스템 고도화 ▲KBS월드 방송권역 확대 ▲KBS월드 라디오 자국어 뉴스 확대 ▲한류 콘텐츠 육성 사업 강화 ▲외주제작사 동반성장 지원 ▲UHD TV 제작시스템 구축 ▲무료 지상파 HD 다채널 방송(MMS) 실시 ▲소외계층 수신료 면제 확대 ▲EBS 지원 비율(수신료의 3%) 5%로 증액 등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KBS는 수신료를 현행 월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면 2012년 5,851억 원이던 수신료 수입이 2014~2018년 연평균 9,760억 원으로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6,236억 원이던 광고료는 연평균 4,136억 원으로 줄일 계획이지요. 이렇게 되면 수신료와 광고료의 비중이 각각 37%와 40%에서 53%와 22%로 바뀝니다. 2019년 이후에는 광고를 완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네요.

패널 11명의 의견은 크게 3가지로 갈리는 듯합니다. “공영성을 상실한 KBS가 국민에게 수신료 인상을 요청할 명분이 있느냐”고 따지는 불가론, KBS의 재원구조와 정치적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찬성론, 자구노력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부 찬성론이 그것이지요.

주목되는 것은 언론의 보도 태도입니다. 수신료는 거의 모든 국민이 내야 하는 준조세 성격인데다 KBS가 국민 생활과 한국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초미의 관심사인데도 애써 무시하거나 축소 보도하는 언론도 있고, 한쪽 의견을 부풀려 보도하는 매체도 있지요.

통상 미디어 관련 이슈에 관해서는 정파적 성향에 따라 의견이 확연하게 갈리게 마련이지만 KBS의 독점력 강화, KBS의 광고 축소 등이 미칠 파장이 복잡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보도 양상도 다양하게 나타났습니다. 보수 성향 매체가 수신료 인상안을 거세게 비판하기도 하고, 진보 매체가 인상안을 묵인하는 듯한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요.

물론 모든 매체가 자사이기주의에 따라 보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수 매체가 그런 경향을 보이다 보니 그렇지 않은 사례가 눈에 띄면 다른 계산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되는 일도 빚어지지요.

KBS 야권 이사들은 1월 15일 이사회에 ‘수신료 관리운용 규정 제정안’을 제출해 수신료 회계를 분리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수신료 운용관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격화되는 재송신 분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웠지요. 수신료와 광고를 하나의 특별회계로 취급하는 KBS의 관행 자체가 기업회계 기준 및 정부기업예산법을 준용하도록 돼 있는 방송법 규정의 취지에 여긋난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이에 앞서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TV 수신료를 전기료와 병합 징수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1월 2일 발의하면서 수신료와 광고 수입 회계를 분리하는 내용도 담았지요.

그동안 KBS는 인력, 사무실, 송출시설 등을 1, 2TV 채널 등이 공유하고 있고 프로그램도 동시방송, 재방송 두 채널을 넘나들기 때문에 분리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여야 7대 4의 구도를 보이고 있는 KBS 이사회에서 회계 분리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수신료 인상안에 의견을 붙여 국회에 전달해야 하는 방통위도 3대 2의 여야 구도여서 이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지요.

그러나 현행 국회법상 여당의 일방 통과가 힘든 데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수신료 인상의 새로운 변수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야 협상 과정에서 야당이 수신료 인상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여당이 회계 분리를 수용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주요 언론사 CEO들의 갑오년 신년사

해마다 언론사 CEO들의 신년사를 보면 언론계의 현안은 물론 당대의 주요 이슈가 드러납니다. 이를 토대로 올 한 해 대한민국 사회가 어떻게 흘러갈지 가늠해볼 수도 있지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상당수 언론사들은 조선일보 보도 내용이 틀리기라도 바라는 듯 흠집 내는 기사를 연일 내보냈으나 조선일보와 TV조선 기자들은 끝까지 사실을 추적해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이 시대 기자가 지켜야 할 정신과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고 격려했습니다.

이어 “새해에도 굳건히 중심을 잡고 상대가 누구이든 바른 소리를 하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면서 “특히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 여당에 대해선 더욱 엄한 잣대와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지요.

길환영 KBS 사장은 수신료 인상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습니다. 그는 “혹시 크고 작은 걸림돌들을 스스로 만들지는 않는지 수시로 살펴야 한다”면서 “수신료 현실화가 이뤄지는 그날까지 작은 차이는 잊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우리의 오랜 숙원을 꼭 이뤄내자”고 독려했습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만인을 콘텐트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로 만든 쌍방향 디지털 혁명 속에서 콘텐트 공급자라는 단선적 사고로 상황 변화만 좇아가서는 도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기술혁명에 발맞춰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하고 끊임없이 고객이 원하는 바를 짚어봐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김종국 MBC 사장은 “새해 MBC의 슬로건을 ‘무한도전 코리아, 열정 MBC’로 정했다”고 전제한 뒤 “무한도전의 정신으로 프로그램과 경영 모든 분야에서 과감한 혁신을 이뤄나가자”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핵심 인재 1명에게 올해 1년 동안 특별연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성과급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면서 “지역계열사는 방송광고시장이 급변하는 만큼 독자 생존할 수 있는 자립형 경영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지요.

양상우 한겨레 사장은 3년 연속으로 대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점과 숱한 특종으로 민주언론상, 관훈언론상, 한국신문상 등을 수상한 사실을 내세우면서도 “광속으로 느껴질 만큼 가속도가 붙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비우호적 정권, 그리고 저성장 경제 환경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프레임이나 현실의 조그마한 안위에 머물러 있을 여유가 없다”고 상기시키며 “여우 같은 지혜와 호랑이 같은 용기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배석규 YTN 사장은 “올해는 새로운 상암동 시대를 열어갈 중요한 해이자 미래 YTN 모습을 결정지을 시금석이 되는 해”라면서 “시청자를 중심으로 하는 개혁과 혁신을 이어가자”고 당부했습니다.

배 사장은 노사 문제에 관해서도 언급하며 “노사가 풀지 못한 여러 현안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기 위해 서로가 인내와 양보를 바탕으로 더욱 노력하는 새해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피력했지요.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은 “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언론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사회 각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모색을 함께 하며 공공성을 동아 콘텐츠 제작의 기본으로 삼자”고 제안했습니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미디어의 미래 생존법칙으로 ▲Monetization(콘텐츠 유료화) ▲Disruptive Technology(파괴적 기술) ▲Quality Journalism(뉴스 생산성 제고)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제시한 뒤 올해의 화두로 ‘Metamorphosis’(대변신)를 내놓았습니다.

이어 ▲매일경제신문은 국내 최고의 경제신문을 넘어 최정상의 명품 신문으로서 국내 여론 선도 ▲MBN은 시청률 3%라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더욱 더 노력 ▲2014년을 매경미디어그룹의 디지털 통합제작 원년으로 만들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희용[연합뉴스 한민족센터 부본부장]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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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간신히 iTV 정파의 악몽은 면했지만… 2014.01.02 15:48:32

[주간미디어리뷰:신문‧방송](447)

OBS, 간신히 iTV 정파의 악몽은 면했지만…


 
 경인TV OBS가 기사회생했습니다. 2013년 말로 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OBS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심사 결과 기준 점수인 650점(1,000점 만점)에 미치지 못해 12월 9일 방통위 회의에서 재허가 의결이 보류됐지요. 9년 전 iTV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이 고개를 들었으나 12월 27일 가까스로 조건부 재허가를 받아냈습니다.

 OBS의 전신인 경인방송 iTV는 경영 악화와 노사 갈등 등으로 2004년 재허가 추천 심사(당시에는 방송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정보통신부가 재허가)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청문 대상에 올랐다가 대주주들이 증자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재허가 추천이 거부됐지요.

 이번에도 OBS는 2007년 12월 개국 이후 적자 누적으로 2009년 53%이던 자본잠식률이 2013년 93%에 이르러 최다액출자자(영안모자)의 증자 참여 및 자금 지원 이행각서와 주요 주주의 투자의향서 등을 제출하라는 방통위의 요구를 받았지요.

 iTV가 문 닫을 때와 비슷한 수순을 밟아가며 데자뷔를 떠올리게 하자 현업 언론인단체, 언론 관련 시민단체, 인천·경기 지역 시민단체들의 우려가 높아졌고 시민주 참여 제안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OBS 대주주들은 12월 9일 의견 청취 시 경영 정상화 계획을 밝혔고, 2014년 상반기 증자에 관한 OBS의 이사회 의사록과 이행각서 등도 제출해 우려하던 정파(停派) 사태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방통위가 재허가를 의결하며 부과한 조건은 ▲2014년 상반기 50억 원 증자 ▲2014년 흑자 전환을 이루지 못할 경우 2015년, 2016년 50억 원씩 추가 증자 ▲2014년 말 기준 현금보유액 87억 원 이상 유지 ▲2013년 수준의 제작투자비(311억 원) 이상 유지 ▲콘텐츠 강화 계획과 사옥 이전 계획 등을 성실히 이행 등입니다.

 재허가 거부 위기는 간신히 넘겼지만 3년 뒤의 재허가 심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2010년 재허가 심사 때도 196억 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고 조건부 재허가를 받았으나 증자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방통위 회의에서도 회의적인 전망과 우려 섞인 지적이 쏟아졌다고 하네요. OBS의 거듭된 약속 위반 사실을 거론하며 투자의향서 등의 기속력에 의문을 표시하는가 하면 KBS 수신료 인상이나 중간광고 도입이나 결합판매 비율 상향 조정 등을 통한 광고 수익 증대로 경영 개선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문제 삼기도 했지요.

 언론 관련 시민단체 등은 역외재송신 보류와 미디어렙 고시 등을 들어 “방통위는 OBS에 재정난을 가져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판하는 한편 “더 이상 마른 수건 짜기 식의 내핍 경영을 갖고는 OBS를 살릴 수 없다”며 대주주에 확실한 증자를 주문했지요.

 그러나 이미 종편까지 가세한 마당에 OBS의 경영 여건이 급작스럽게 호전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고 OBS에 유리하도록 정책을 변경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주주들도 경영 전망이 불투명한 OBS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겠지요.

 시민주 공모는 ▲시청자 확대 ▲사회적 명분 확보 ▲자본금 확충이라는 1석3조의 효과가 있다지만 2006년 사업자 선정 당시 영안모자-CBS 컨소시엄이 약속했던 100억 원의 시민주 공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처럼 돈을 모으기도 쉽지 않고 대주주 입장에서도 껄끄럽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합니다.

 그래도 2004년 ‘정파의 추억’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방통위도 따가운 비판과 거센 항의에 시달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테고, 대주주들도 강제로 폐업하느니 차라리 미리 지분을 팔아치우는 게 낫다고 생각하겠지요. 실제로 몇몇 종합편성채널 예비사업자들이 종편 승인 신청 전에 OBS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었지요.

TV 3사 모두 4년 재허가…“3년 전보다 평가점수 후해”

 방통위가 12월 9일 재허가를 의결한 대상은 OBS를 제외한 37개 사업자 261개 지상파 방송국이었습니다. 이들 방송국은 3년 재허가 심사 결과 허가 유효기간이 3년 연장됐지요.

 당시 방통위는 43개 사업자 330개 지상파방송국에 대한 재허가 안건을 심의하면서 750점을 넘긴 원주교통방송(현 강원교통방송)에만 방송법상 최장인 5년의 재허가 기간을 부여하고 EBS·국악방송·교통방송 등 12개 방송국에는 유효기간을 4년 연장했습니다. KBS·MBC·SBS도 이때는 700점에 미치지 못했지요.

 이번에는 700점 이상을 얻은 KBS·MBC·SBS·대전MBC·부산MBC·MBC경남·대전방송·KNN 등 8개사 136개 방송국이 4년으로 재허가를 받았고 나머지(650~699점)는 3년 후 재허가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방통위는 전체 허가 대상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정부의 주파수 정책 준수와 혼신 적극 해소를 공통 조건으로 부과하는 한편 ▲KBS 지역국·지역MBC·지역민방에는 매출액 대비 프로그램 제작비를 각각 3%, 10%, 14% 이상으로 유지할 것 ▲KBS·MBC·SBS 및 지역민방 TV와 라디오 등 종합편성방송국과 보도전문 YTN라디오에는 편성규약을 공표하고 편성위원회 운영 실적을 제출할 것 ▲SBS와 지역민방, 경기방송에는 전문경영인 제도 유지와 사외이사 위촉 등의 조건을 달았습니다.

 또 ▲KBS는 경영 합리화 계획 제출과 경인제1TV의 자체 프로그램 편성·제작계획 이행 ▲MBC는 지역MBC의 독립적인 경영과 의사결정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 ▲SBS는 세전이익의 15% 공익재단 출연 및 계열사에 SBS 콘텐츠 수익 배분 비율 확대 등을 이행해야 합니다.

 이밖에 ▲KBS에는 수신료 인상 시 경영 합리화와 공익성 강화 계획 마련 ▲MBC에는 2012년 파업에 따른 조직 안정화 방안 마련 ▲SBS에는 미디어렙 자회사 미디어크리에이트의 결합판매가 지역민방의 편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 등을 권고했지요.

 재허가 심사위원회는 최근 3년간 지상파방송의 매출 점유율, 엉업이익률, 광고매출 점유율, 시청 점유율 등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기타 사업의 매출이 증가하는 현상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지역방송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심사위는 지상파방송사가 비방송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방송의 공익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충식 부위원장은 “방송사업자를 심사하는 것인지, 이벤트 회사를 심사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당수 방송사들이 홍보회사, 여행사, 극장, 장의사 등을 겸영하고 실질적인 수익이 그런 곳에서 나오는 현상이 있었다”고 씁쓸해 했습니다.

 이밖에도 심사위는 ▲KBS와 EBS 등 공영방송 재허가 제도 개선 필요성 ▲심사 결과에 따른 허가 유효기간 1~5년으로 세분화 ▲재허가 거부 시 방송시설 양도 등 제도 개선 등을 제안했지요.

 이번 재허가 심사에서는 많은 사람의 시선이 OBS의 재허가 보류에 쏠리긴 했지만 현 방통위가 올 3~4월 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중앙·조선·동아 종편사들의 승인 심사 때 어떤 태도로 나올지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일각에서는 비록 OBS의 재허가가 한 차례 보류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큰 문제없이 넘어간 편이고, 특히 지상파 3사의 허가 유효기간이 3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 점으로 미뤄볼 때 종편에도 방통위가 느슨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시하더군요.

방통위, 유사보도 프로그램 향해 칼 빼들긴 했으나…

 방송법 50조에 따라 종합편성 지상파방송이나 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을 제외한 PP들은 보도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상파 종교방송, 지상파 교통방송, 일반 등록PP들이 앵커·뉴스·기자 등의 명칭을 쓰며 뉴스 형식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대해 보도하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또 방송법 70조에 따르면 SO는 지역채널에서 해당 방송구역을 벗어난 뉴스를 보도하거나 해설·논평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도 전국적인 이슈를 다루는 곳이 적지 않다고 하네요.

 방통위는 지난 4~6월 두 달 동안 이른바 유사보도 프로그램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2월 30일 발표했습니다. 지상파 라디오에서는 CBS의 ‘김현정의 뉴스쇼’와‘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BBS의‘박경수의 아침저널’과 ‘뉴스 파노라마’, PBC의 ‘뉴스와 세상’, TBS의 ‘오미영의 시사전망대’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지요.

 PP 프로그램으로는 한국경제TV의 ‘뉴스 830’과 ‘여의도 24시’, SBS CNBC의 ‘이 시각 뉴스룸’과 ‘SBS 토론공감’, MTN의 ‘월드 리포트’와 ‘경제 매거진’, 이데일리TV의 ‘정오의 현장’, 토마토TV의 ‘뉴스라인’, RTN 부동산TV의 ‘정책 오늘’, 비즈니스앤의 ‘시사토크 판’, RTV의 ‘GO발뉴스’와 ‘뉴스타파’, TBS TV의 ‘수도권 투데이’, CBS TV의 ‘CBS 교계 뉴스’, 복지TV의 ‘WBC 뉴스’, CTS TV의 ‘CTS 뉴스’ 등을 들었습니다.

 SO 지역채널에서는 CJ헬로비전의 ‘헬로TV 양천뉴스’와 ‘헬로TV 대구경북뉴스’, CMB 광주방송과 대전방송의 ‘CMB 뉴스와이드’ 등이 전국적인 이슈를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방통위는 2011년 봄 종편과 신규 보도채널을 승인하면서 등록PP들의 유사보도 실태를 조사하고 기준을 마련해 제재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는데 이제야 겨우 1단계인 실태 조사 결과가 나온 겁니다.

 방통위 전신인 방송위원회도 여러 차례 이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해왔는데 흐지부지되고 말았지요. 보도전문채널 YTN과 MBN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보도와 정보의 경계가 모호한 데다 자칫 언론 통제로 비칠 소지가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 뒤 메이저 신문사를 모기업으로 하고 있는 종편이 등장하면서 사정이 다소 달라졌습니다. 법리적으로 따져도 승인 대상 종편과 등록 대상 전문 PP를 가르는 가장 확실한 기준이 보도 프로그램 편성 여부인 만큼 방통위로서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단계는 더욱 힘겨워 보입니다. 예를 들어 증권 정보라고 하면 정치나 사회나 국제 등 온갖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경계가 모호할 수밖에 없거든요. 방통위가 예로 든 프로그램 목록이 하나의 준거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 자체도 논란의 소지가 많습니다. 더욱이 종교 라디오의 문제는 70`80년대 역사적 상황과 맞물려 있어 매듭을 풀기가 어렵습니다.

 방통위도 등록PP의 경우 전문 분야에 대한 정보 제공과 보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 새로운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는 방송사가 스스로 방송 법규를 지켜줄 것을 당부했지요. 이는 지키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는 속내를 비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제재할 수 있는 뾰족한 수단도 없지요.

 이와 달리 SO에 대해서는 방송법상 지역정보 이외의 보도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준수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방송법상 지역정보와 전국 뉴스의 구분이 비교적 뚜렷하고 방통위가 SO 허가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종교 라디오에 대해서는 사안의 민감성 때문인지 특별한 요구나 당부는 하지 않았습니다.

 방통위는 “현재까지 사실상 보도를 허용해온 역사성과 법제도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방송환경의 변화까지도 고려해 미래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법제도를 개선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말 속에 쉽게 결론이 날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이 들어 있는 듯합니다. 우선 중장기적인 방송환경의 변화를 고려하기가 쉽지 않겠지요. 생각과 이해가 엇갈리니까요. 미래를 생각하면 규제를 푸는 쪽이 맞을 텐데 종편과 보도채널 승인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풀기가 어렵습니다. 정부가 종편·보도 PP의 승인권을 쉽사리 놓을 것 같지도 않고, 어렵사리 채널권을 따낸 사업자들이 흔쾌히 동의할 리도 없을 겁니다.

 또 지상파와 종편·보도 PP는 방통위 관할인데 나머지 PP와 SO는 미래부 소관이어서 부처간 이견을 조정하기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다 같은 정부라지만 자기 부처의 규제 대상을 먼저 챙기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거든요.

 법제도 개선 또한 여야 정치권의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민감한 사안을 여당 단독으로 일방 통과시킬 수도 없고, 여야가 합의에 이르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유사보도 제재 방침 내놓자 언론사마다 입맛대로 보도

 언론사들도 이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종편·보도채널과 이들의 모회사들은 ‘허가 없는 유사보도 손본다…"가이드라인 마련할 것"’(JTBC), ‘13개 케이블·라디오에서 무허가 뉴스 보도’(조선일보), ‘증권·종교방송 등 17곳 불법 뉴스 보도’(중앙일보),‘종교-교통-증권채널, 법 어기고 뉴스 보도’(동아일보), ‘지상파 종교·교통방송 등 방송법 어기고 뉴스 보도’(매일경제), ‘허가 없이 뉴스 진행 유사보도 바로잡는다’(뉴스Y) 등으로 ‘불법’에 무게를 두어 보도했지요.

 CBS 노컷뉴스는 ‘방통위, CBS 보도제한 규정 등 현실과 법제도 불일치 개선하기로’란 제목으로 ‘제도 개선’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CBS와 함께 유사보도 당사자로 지목된 이데일리는 ‘판도라 상자 열려…유사보도 가이드라인, 내년 갈등 예고’란 제목 아래 제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요.

 언론노조 등은 방통위가 “이들 방송사는 갈등 상황을 보도 논평하면서 여론, 특히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방송했다”고 분석한 대목을 거론하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CBS와 RTV 등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과거 전두환 정권이 언론통폐합과 함께 CBS의 보도 기능을 박탈한 사례를 들며 “‘유사 정권’이 감히 누구를 평가하느냐”고 박근혜 정부를 몰아붙이기도 했지요. 경향신문, 한겨레,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뷰스앤뉴스, 미디어스 등도 언론노조의 반발과 네티즌의 항의 목소리를 전달했습니다.

 방통위의 이번 실태 조사는 2013년 5월 조선일보의 대대적인 보도로 촉발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미래부도 당시 “RTV를 대상으로 민원이 제기돼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정부의 의도를 더욱 의심스럽게 만들었지요.

 그러나 방통위는 유사보도 사례로 조선일보 계열 채널인 비즈니스앤의 프로그램을 4개나 거명했습니다. 조선일보의 ‘하늘 보고 침 뱉기’, 혹은 ‘제 발등 찍기’인지 방통위의 ‘알리바이 만들기’인지는 모르겠네요.

 이 문제는 언론사 간의 이해관계와 정파 간의 대립과 갈등이 얽혀 있는 데다 법이 시대적 추세를 못 따라가는 형편이어서 단순하게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인 2007년 제3기 방송위도 PP 가운데 국공립 채널을 제외하고는 보도 프로그램을 방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고시안을 제정하려다가 반발에 부닥쳐 접은 적이 있지요.

정부 3개 부처 방송산업 발전 종합계획 "성장 전략에 중점”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는 12월 10일 ‘창조경제 시대의 방송산업 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당초 5일 확정해 발표하려다가 미룬 것이지요.

 보도자료에서는 박근혜 정부 출범 때부터 밝혀온 방송산업 육성에 대한 청사진을 3개 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으며, 지난 199년 방송개혁위원회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정부 차원의 방송 관련 종합계획은 14년 만에 처음 발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요. 또 방개위 보고서가 공영방송의 독립성 보장 등에 중점을 둔 계획이었다면 이번 종합계획은 방송산업의 성장 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는 5대 전략, 19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는데 주요 쟁점에 관한 정책 방향을 담고 있어 주목을 끕니다. ▲DCS(접시 없는 위성방송) 등 전송방식 혼합 사용 허용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규제 일원화 ▲수신료 인상 ▲8VSB(8레벨 잔류측파대) 도입 ▲MMS(멀티모드서비스) 도입 ▲클리어쾀(셋톱박스 없는 디지털TV) 보급 등 사업자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습니다.

 지상파방송사들의 모임인 한국방송협회가 요구한 UHD(초고화질) 도입 추진에 관한 내용도 포함했고, 지상파 의무재송신 채널 확대에 관해서는 ‘지상파 의무재송신 제도 검토’라고만 언급했습니다.

 광고에 관해서는 뜨거운 논란을 빚고 있는 지상파 중간광고는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광고시장 환경 개선을 위해 규제 완화 등 방송광고제도 개선 로드맵'이라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했지요.

SO 규제 완화 방침 나오자 씨앤앰 새 주인 향배에 시선 집중

 종합계획 발표에 뒤이어 후속 조치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래부는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수와 방송구역 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한 SO에 관해 IPTV와 마찬가지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까지로 늘리고 방송구역 제한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이를 담은 방송법시행령 개정안을 12월 26일 입법예고했으며 이르면 올해 초부터 시행할 예정이지요.

 방통위는 2013년 초 SO 규제 완화와 함께 PP의 점유율 규제도 33%에서 49%로 완화하는 방송법시행령 개정을 추진했다가 ‘CJ 특혜법’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고 여야 국회의원 상당수가 반대하고 나서자 유보했지요. 이번에 미래부는 PP 부분은 빼고 SO 부분만 반영해 재입법예고한 겁니다.

 SO 규제 완화에 관해서는 이미 3개 부처가 합의해 발표했듯이 큰 걸림돌은 없어 보입니다. 독과점에 의한 폐해가 우려될 수는 있으나 경쟁사업자인 위성방송이나 IPTV가 있어 언제까지 막을 수는 없는 일이고, 이들 사업자들은 뜨악하긴 해도 자신들은 처음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가입자를 모집했으니 반대하고 나서기가 어렵지요.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MSO 가입자 현황을 보면 티브로드 23개사(SO) 333만 5,921가구(단자), CJ헬로비전 22개사 406만 4,211가구, 씨앤앰 17개사 248만 148가구, CMB 10개사 152만 108가구, 현대HCN 9개사 141만 1,109가구이며 나머지 210만 1,857가구는 11개 개별 SO에 가입돼 있습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SO는 전국 77개 방송구역 가운데 3분의 1인 25개까지 겸영할 수 있고 가입가구는 497만 1,118가구를 넘을 수 없지요. 그러나 이제는 SO 숫자에 제한이 없어지고 가입가구 한도도 위성방송과 IPTV를 합친 2,635만여 가구의 3분의 1인 878만여 가구로 대폭 늘어납니다.

 이 대목에서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른 곳이 서울 강남 3구를 비롯해 수도권에 가장 많은 SO를 보유한 씨앤앰의 향방이지요. 호주 투자그룹 맥쿼리가 사실상 최대주주인 씨앤앰은 수 년 전부터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씨앤앰과 3강 구도를 형성해온 티브로드와 CJ헬로비전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이긴 한데 일부 미디어그룹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건은 물론 인수 가격이지요. 2007년과 2008년에는 국민유선방송투자(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 MBJK파트너스 등 공동 소유)가 2조 원가량에 이민주 조선아이앤씨 회장과 골드만삭스의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지요.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인수 대금 마련의 어려움과 MSO 간의 견제 움직임을 들어 분할 매각될 가능성도 나오는군요.

“광고총량제 도입하고 중간광고는 수신료 인상과 연계하겠다”

 광고 쪽에서의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방통위는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가 심의해 건의한 방송광고시장 활성화 방안을 12월 27일 보고받고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균발위는 방송광고시장 활성화를 위해 프로그램광고, 토막광고, 자막광고, 시보광고 등으로 나뉜 종류별 개별규제를 폐지하고 시간당 평균 10분, 최대 12분까지 지상파방송 광고총량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프로그램광고는 방송프로그램 시간의 10분의 1, 토막광고는 매시간 2회 1분 30초씩(TV)과 매시간 4회 1분 20초씩(라디오), 자막광고는 매시간 4회 10초씩, 시보광고는 매시간 2회 10초씩 하루 10회 이내 등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이 구분을 없애면 광고 효과가 높은 인기 프로그램에는 시간당 12분까지 15초짜리 프로그램광고 48개가 붙을 수 있는 겁니다. 대신 광고 수요가 적은 비인기 프로그램에는 광고 시간을 줄여 전체 평균 12분을 맞춰야 하지요. 방송사와 광고주에는 좋은 제도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수도 있지요.

 중간광고는 글로벌 스탠더드,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유료방송과의 형평성), 방송광고시장 활성화 원칙에 따라 허용이 필요하지만 KBS 수신료 현실화 논의를 감안해 다양한 대안을 계속 검토할 계획이랍니다. 다시 말해 이번에 수신료 인상이 이뤄지면 중간광고 도입을 늦출 수 있지만 만일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을 보류하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는 심산으로 여겨집니다.

 이에 대해서는 시청자의 불만 못지않게 광고시장에서의 경쟁사업자라고 할 수 있는 유료방송, 신문, 인터넷매체 등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됩니다. 광고총량제나 중간광고는 새로운 광고 재원을 확보한다기보다는 지상파방송이 가져가는 파이를 늘리는 방식이기 때문이지요.

스마트폰·PC 부과 논란으로 수신료 인상 움직임은 주춤


 
 그러나 KBS 수신료 인상 추진 작업은 예상치 못한 변수에 따라 다소 주춤한 모습입니다. 여권 KBS 이사들의 일방 통과로 야당의 반대 기류가 높아진 데다 스마트폰·PC에도 수신료를 부과하는 정책제안을 끼워넣어 네티즌의 반발을 샀기 때문이지요.

 KBS는 12월 10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12일 방통위에 수신료 인상안을 제출할 때 스마트폰과 PC에도 수신료를 부과하는 방안과 3년마다 물가상승률을 수신료에 반영하는 방안을 정책제안으로 포함시켰습니다.

 야당 추천 방통위원들에 의해 이 사실이 공개된 뒤 네티즌의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KBS는 기자회견을 열어 중장기적인 과제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KBS 뉴스9’를 통해 “야당 측 위원들의 주장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지요.

 그러나 야당 추천 방통위원들이 재반박에 나서고 KBS 이사회 때 여권 이사들에게까지 보고되지 않은 내용임이 밝혀져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KBS는 12월 20일 문제의 정책제안을 빼달라는 공문을 방통위에 보냈다고 합니다.

 수신료 인상에 관한 시청자들의 거부감이 크고 야권 언론단체 등의 반발이 심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수신료 인상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거론돼왔고 정부의 방송산업 발전 종합계획에도 포함된 내용이어서 진통을 겪더라도 방통위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2010년 때와 달리 KBS의 야권 이사들이 퇴장한 가운데 여권 이사들이 일방 통과시킨 데다 스마트폰·PC로 부과 대상 확대라는 돌발 변수까지 생겨 인상 가능성이 매우 불투명해졌지요.

 설혹 방통위를 통과한다 해도 18대 국회 때와 달리 여야 의석 수가 팽팽하고 국회법이 날치기 통과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놓은 데다 6월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이번에도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2010년 때도 야당 측에서 통과에 협조해줄 수는 없지만 일방 통과시키면 할 수 없는 일 아니냐는 기류가 일부 감지됐으나 야당 대표실 도청 의혹 파문으로 없던 일이 돼버리고 말았지요.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 “사이비신문 없앨 묘책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 신문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유례없는 불황이라고 하는데 신문 종수가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고 있지요.

 신문이 많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시장 여건에 비해 지나치게 신문이 많다는 게 문제지요. 한국ABC협회의 2012년 부수공사에 따르면 발행부수가 수천 부에 지나지 않는 일간신문이 수두룩하고, 심지어 유료부수가 수백 부에 불과한 일간신문도 여럿 있더군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 신문은 구독료와 광고료를 통한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운영해나갈 수 없지요. 광고를 받기 위한 협박성 취재나 악의적 기사가 난무하고, 약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일이 벌어져 건전한 신문마저 존립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편집국장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발행하는 편집인협회보 최근호에 이런 실상을 적나라하게 폭로했습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지만 공개적으로 거론된 적은 드물지요.

 경기도의 일간지 수는 35개라느니, 인구 30만 명도 안 되는 여수시에 출입기자가 100여 명에 달한다느니, 한 일간지에서는 편집국장도 월급이 없다느니, 경남 모 일간지의 주재기자는 월급이 100만 원인데 매달 회사에 납입해야 할 신문지대가 100만 원이라느니, 하루 방문자가 100명도 안 되는 인터넷신문사에서 광고를 달라고 하는데 주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해코지를 할지 몰라 시 홍보담당자가 미칠 지경이라느니 하는 등의 이야기를 작심하고 풀어냈습니다.

 김 국장의 해법은 이렇습니다.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은 신문사에는 지자체, 국공립대학, 공기업 등의 광고 예산 집행을 할 수 없도록 하면 사이비신문은 발붙일 곳이 없다는 겁니다.

 물론 김 국장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일이어서 지자체가 자발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긴 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국무총리 훈령에 의해 ABC 부수공사에 참여한 신문에만 정부 광고를 집행하도록 했듯이, 이를 원용해 김 국장의 제안을 온-오프라인 매체에 시행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부 대안언론이 유탄을 맞을 수도 있지만 대안언론은 말 그대로 정부 광고에 기대지 않고 대안을 찾아야겠지요.

이희용[연합뉴스 한민족센터 부본부장]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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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 놓고 뒤바뀐 여야 입장 2013.12.05 11:52:00

[주간미디어리뷰:신문‧방송](446)

JTBC 뉴스 놓고 뒤바뀐 여야 입장


“우리 종편이 달라졌어요!”

이른바 진보 진영, 혹은 언론개혁운동 진영에서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SBS TV 인기 프로그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패러디한 말이지요.

미디어법 개정을 통한 신문과 방송의 겸영 확대에 거세게 반대해온 야당과 진보 진영은 개정 미디어법의 산물이자 보수 신문의 관계사인 종합편성채널을 혹독하게 비판해왔습니다.

그러나 11월 2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는 야권 추천 심의위원 2명이 중앙일보의 종편 JTBC를 두둔하다가 여권 추천 심의위원들의 발언과 진행에 불만을 품고 퇴장하는 일이 있었지요.

여권 위원들은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이 진행하는 JTBC ‘뉴스9’가 11월 5일 방송분에서 법무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관련 소식을 전하며 김재연 진보당 대변인의 입장과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견해를 듣고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인터뷰 말미에 박 시장의 생각을 물은 것이 공정성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진보당에 관한 민주당의 입장을 거론하며 박 시장 인터뷰를 문제 삼자 야권 추천위원들은 이에 항의했으며 심의과정의 여러 문제를 제기하며 퇴장했지요.

야권 성향의 매체들이나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여권 위원들의 심의 태도를 비판하며 “정부 편향의 지상파방송이나 다른 종편의 프로그램은 제재하려 하지 않고 유독 정부 비판적인 보도에만 공정성의 잣대를 들이댄다”고 꼬집었지요.

진보 성향의 미디어비평지 미디어오늘은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 쌍용자동차 노동자 거액 배상 판결 등에 관한 지상파TV 3사와 JTBC의 보도 태도를 비교하며 “정말 ‘정권 비판’할 수 있는 방송은 이제 JTBC만 남은 것인가”라고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같은 성향의 미디어스도 “(손석희 앵커의 등장 이후) JTBC의 뉴스는 지상파를 포함해 모든 방송 뉴스 가운데서 가장 비판적인, 그리고 굳이 좌우의 스펙트럼을 나누자면 가장 왼쪽에 서는 소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삼성방송’이라고 불리는 JTBC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언론 지형을 낳고 있다”고 복잡한 속내를 토로했지요.

반대로 독립신문이나 미디어워치 등 보수 매체들은 <“손석희 찍어내기? 오버하는 언론이 또 선동”>, <삼성방송 JTBC 싸고 도는 좌파 매체‘라는 제목 아래 “좌파 매체들이 정당한 심의위원들의 지적을 깎아내리며 대정부 투쟁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지요.

미디어워치는 기사 말미에 “삼성이란 재벌과 거대자본이 만든 방송을 재벌 비판세력이 홍보하고 옹호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러니하다는 느낌만 든다”는 김승근 자유언론인협회 미디어위원장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JTBC 뉴스가 정부 비판적 보도 태도로 불공정 논란을 빚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아이러니하다는 느낌을 품는 것은 야권이나 여권이나 마찬가지네요.

방송심의소위의 권혁부 위원장과 엄광석 위원은 JTBC ''뉴스9’에 ‘관계자 징계 및 경고’, 박성희 위원은 ‘주의’ 의견을 냈고 여권 위원 3인의 결정으로 전체회의에 회부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는 12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전체회의에 참가하는 심의위원은 모두 9명이며 여야 추천 위원 비율은 6대 3이지요.

방송심의규정 개정안 두고 보수진보 모두 "위헌 소지"

방통심의위는 11월 27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등의 개정안을 입안예고했습니다. 불명확성이 지적돼온 광고효과 관련 심의기준을 명확히 하고 역사적 사실 왜곡, 자살 묘사, 증권방송, 방송언어 등에 관한 규정을 보완한다는 취지지요.

가장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은 민족의 존엄성과 긍지를 손상하는 내용의 방송을 금지하고, 사실이나 위인을 객관적 근거 없이 왜곡하거나 조롱·희화화해 폄훼하는 방송을 제한하기 위해 신설하려는 ''민족의 존엄성''(제25조의 2) 항목입니다.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와 배치되는 방송 내용을 규제하고 남북한 통일·문화 교류를 저해하는 내용을 금지하는 조항(제29조의 2)도 만들기로 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역사적 사실 왜곡에 관한 규정을 추가하기로 한 것은 최근 종편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내는 등 역사 왜곡 방송 논란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규제할 구체적인 심의 조항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랍니다. 지난 6월 심의위는 ''객관성'' 등 다른 조항을 근거로 ‘5·18 왜곡 방송’을 내보낸 TV조선과 채널A에 중징계를 의결했지요.

그러나 ‘민족의 존엄성’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듯이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를 내세워 과잉 제재에 나설 수도 있고 개념도 모호해 이현령비현령식 심의를 낳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지요.

11월 21일 심의위 실무진이 심의위원들에게 개정안을 보고하는 과정에서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친미 행적 등을 다룬 RTV ‘백년전쟁-두 얼굴의 이승만’ 편에 내려진 중징계 결정을 예로 든 것으로 알려져 역사 교과서 논쟁에서 불거진 보수와 진보 갈등이 심의위에서 재연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이를 두고 기자협회보·PD저널·미디어스 등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의 매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비판 못하는 ‘방송 성역’ 되나> 등의 제목을 달아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시민단체 관계자의 말과 함께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보수 성향의 매체 뉴스타운도 마찬가지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헌법소원 당할 것>이라는 제목 아래 “국가기관이 광주 편을 들겠다는 것이고, 북한을 비판·비방하는 내용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헌법상 언론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제한하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바라보는 방향은 정반대인데 결론은 위헌으로 일치하는군요.

"선거 당일엔 표심에 영향 미치는 내용 방송 못해"

심의위는 유명인의 자살에 관한 방송이 일반인의 모방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자살 묘사 방송에 관한 심의기준도 강화했습니다. 자살 수단·방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자살을 미화·정당화하는 것을 금지하고, 정당한 근거 없이 자살 동기를 판단하거나 자살자와 유족의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지요.

금융·부동산 등 투자자문 방송의 경우 방송 내용이 시청자에게 경제적 피해를 주고 주가 조작 등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자문에 응하는 자와 자문 내용이 정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자문에 응하는 자와 자문 내용 간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을 때는 이를 명확히 밝히도록 할 방침입니다.

광고 효과에 관한 심의기준도 구체화됩니다. 현 규정에는 ''프로그램 협찬주에게 광고 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구성하면 안 되고, 특정 상품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의도적으로 부각하면 안 된다''고 두루뭉술하게 기술돼 있지요.

앞으로는 구체적으로 소개·부각해서는 안 되는 대상을 ''상품·서비스·기업·영업장소 등이나 이와 관련된 명칭·상표·로고·슬로건·디자인 등''으로 구체화하고, 상품 등의 상호·효능·기능 등을 자막·음성으로 언급하거나 이를 일부 변경해서 부각하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상품의 기능을 구체적으로 시연하거나 사용을 권장·조장하고, 단순 노출 수준을 넘어 과도하게 상품을 부각하는 것도 못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홈쇼핑 방송에서는 객관적 자료로 입증될 수 있는 경우에만 ‘최고’ 등 최상급 표현을 쓸 수 있도록 했고, 어린이와 청소년이 모델로 출연할 때 노출이 심한 옷을 입히거나 선정적으로 연출하지 못하도록 했지요.

사투리가 무형의 문화유산이라는 점을 고려해 사용 제한을 완화하는 것도 이번 개정안의 큰 특징입니다. 현행 심의규정 51조 2항은 “방송언어는 원칙적으로 표준어를 사용하여야 한다. 특히 고정진행자는 표준어를 사용하여야 하며, 어린이·청소년을 주시청대상으로 하는 방송프로그램에서는 바른 표기법을 사용하여야 한다”고 명시해놓았지요. 개정안에서는 ''불가피하게 사투리를 사용할 때는 특정 지역·인물을 희화화하거나 부정적으로 묘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추가했지요.

한때 “조직폭력배는 모두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 식모(가사도우미)는 하나같이 충청도 사투리를 쓴다”며 해당 지역 사람들이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지요. 이런 사례처럼 특정 지역·인물을 희화화하거나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면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사투리를 써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요.

이밖에 IPTV 사업자를 모두 포괄하도록 정의 부분을 손질했으며, 심의 대상 방송의 시효를 6개월로 한정하되 허위·왜곡 방송 등은 예외로 두기로 했습니다. 통계·여론조사 관련 규정도 방송 매체의 시간적 제약을 감안해 일부 완화했지요.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도 바뀝니다. 선거 당일 방송에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방송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선거 당일에는 투표율·투표 참여 독려·선거 관련 사건사고 등만을 방송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시사정보 프로그램에서는 진행자와 출연자가 선거 관련 내용을 방송하면서 객관적 근거 없이 특정 정당·후보자를 조롱하거나 희화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됩니다.

심의위는 12월 16일 방송회관에서 이들 심의규정 개정안을 놓고 공청회를 개최합니다. 이메일로도 12월 17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접수합니다. 의견 수렴을 거쳐 개정안이 확정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개국 두 돌 맞은 종편 앞에 삼각파도 밀려 온다


지난 12월 1일은 종편 4개 채널이 개국한 지 2년이 되는 날입니다. 생일상을 맞는 종편들의 표정은 결코 밝지 않습니다. 누적적자에서 벗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재승인 심사는 코앞에 다가왔고, 야권의 퇴출 요구는 여전히 거셉니다. 더욱이 내년 봄부터는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광고 수익 전망도 불투명하지요.

언론개혁시민연대·민주언론시민연합·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새언론포럼·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전국언론노동조합은 4일 오전 국가위원회 배움터에서 종편 국민감시단을 발족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종편 재승인 심사가 요식행위가 아닌 투명하고 객관적인 심사가 되도록 감시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막장 방송’으로 전락한 종편의 편파왜곡 보도 실태와 폐해를 알리겠다는 취지지요.

발족식이 끝난 뒤 ‘종편 재승인 심사,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도 열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승인 과정의 문제, 개국 이후의 문제 등을 집중 성토하며 퇴출을 주장했지요.

언론연대, 언론노조, 언론인권센터는 ‘미디어 생태계 회복을 위한 종편 규제의 진단과 제안’이란 제목의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 승인심사 검증 보고서’도 펴냈지요.

정보공개 청구 승소 판결을 통해 얻어낸 종편 승인 심사 자료를 분석해 심사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주주 구성의 문제점 등을 밝혀내고 개국 후 이행실적을 따져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언론연대는 12월 2일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책자를 나눠주었습니다.

방통위는 내년 1~2월 재승인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2014년 3~4월 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3개 종편과 보도채널 뉴스Y를 심사한 뒤 2월 재승인 여부를 의결할 계획입니다(유효기간 만료일이 11월 30일인 MBN의 승인 심사 절차는 내년 5월부터 진행). 이를 위해 11월 29일부터 12월 30일까지 시청자 의견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방통위는 9월 5일 재승인 심사 기본계획을 마련해 재승인 신청을 공고한 뒤 10월까지 재승인 신청서 접수를 마쳤고 신청서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사실상 재승인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봐야지요.

경쟁사 재승인 심사 탈락보다 승인 취소 바라는 종편들의 속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편 재승인 심사에 관한 세간의 일반적인 시각은 이랬습니다. “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개칭) 정권이 승인해놓은 종편 채널을 설마 없애기야 하겠느냐? 만일 탈락하는 채널은 정부에 칼을 들이대려 할 텐데. 서류 보완이나 이행각서 제출 요구 등으로 최대한 괴롭히다가 조건부로 재승인할 것이다.”

그러나 야권 시민단체의 자료 검증이나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종편 승인 심사와 주주 구성의 일부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된 것입니다. 종편 재승인 심사계획도 논의 과정에서 초안보다 엄격하게 바뀌었지요.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10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당초에 종편을 도입할 때 2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다”며 “종편 심사에서 2개 정도는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지요. 나중에 “2개를 탈락시킬 계획을 세워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부의 우려(혹은 기대)를 깨끗이 씻기에는 부족했지요.

실제로 종편의 모회사인 보수 신문들도 경쟁사 종편의 문제점을 과감히 보도하면서 “(물론 자사는 빼고) 한두 개 채널이 없어지면 경쟁 여건이 호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그러나 종편 관계자들은 설사 경쟁사라 해도 재승인 심사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해 재승인이 거부되는 사태는 바라지 않는다는군요. 아무리 KBS 2TV ‘1박2일’에서 말하는 “나만 아니면 돼” 심사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방통위로 하여금 재승인 심사의 칼을 휘두르게 한다면 재승인 심사 때마다, 아니 그 이전이라도 재승인 심사를 의식해 방통위에 설설 기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되거든요.

그래서 대다수 종편들은 경쟁사가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해 문을 닫는 게 아니라 방송법상 승인 취소 요건이 드러나 퇴출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주 구성 등에서 승인 심사 때 놓친 중대한 허점이 발견되거나 승인 이후 부과조건을 현저하게 위반한 사실이 포착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종편의 모회사인 일부 신문들이 경쟁사 종편의 주주 구성 문제를 대서특필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해석도 곁들여집니다.

JTBC가 경쟁 종편의 보도채널화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지만 이것도 방통위가 이를 강력하게 제재해 달라는 요청 이상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는 겁니다. 과감한 투자 등으로 드라마나 예능 등 일부 프로그램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JTBC 입장에서는 나머지 종편들이 얄미울 법도 하지요. 믿기지는 않지만 JTBC가 이들 채널도 막대한 제작비가 드는 장르를 편성하게 해 고사시키려 한다는 말도 들립니다.

지상파TV, 잇따라 UHD 도입과 중간광고 허용 촉구


지상파방송사들의 모임인 한국방송협회가 KBS
·MBC·SBS·EBS 정책본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12월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조만간 확정할 예정인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 의 폐기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방송협회는 “정부가 지난달 공개한 것과 같은 내용으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확정하려 한다”면서 “종합계획에 지상파방송 발전을 위한 방안은 빠져 있고 유료방송 중심의 발전 계획만 포함된 만큼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지요.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14일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 허용, 8-VSB(8레벨 잔류측파대)와 클리어쾀(디지털 셋톱박스 내장 TV) 허용, 지상파 의무재송신 범위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안을 발표하고 관계자를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방송협회는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이 확정되면 저가의 유료방송 상품을 고착화하는 결과를 야기해 콘텐츠 창작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지상파방송의 초고화질(UHD) TV 상용화 일정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앞서 방송협회는 12월 3일에도 비슷한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으며, 회원사인 지상파방송사들은 <초고화질 UHD 방송을 돈 내야 볼 수 있다?>는 등의 제목을 달아 보도했지요.

정부는 5일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종합계획을 확정하려고 했다가 잠정 연기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에 열려던 언론노조·방송기술인연합회·PD연합회의 긴급 기자회견도 미뤘습니다.

방송협회는 2일에도 성명을 냈습니다. “정부 시책에 따라 막대한 디지털 전환 비용을 감당한 지상파방송에 수신료 현실화 및 광고제도 개선 등으로 지원할 것을 법으로 정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지요.

방송협회는 “국내 디지털 전환 사업은 국책 사업임에도 소요 비용을 별도 국가 재원의 투입 없이 지상파방송사가 우선 감당하도록 해 미디어의 무한 경쟁과 각종 차별 규제에 따른 경영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상파방송사들은 그동안 2조 2,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디지털 전환 비용을 투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은 2조 9,000억 원, 미국은 3조 2,000억 원을 정부가 지원했다는 설명도 덧붙였지요.

지상파TV 디지털 전환을 위해 2008년 제정된 ‘지상파 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디지털전환특별법)’은 지상파TV 사업자에 디지털 송출시설 구축과 디지털 프로그램 편성비율 등을 의무화하는 대신 지원책 마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11조 1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방송통신위원장(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개정)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추가 비용 부담을 고려하여 이를 충당할 텔레비전방송 수신료 및 방송광고 제도 등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규정해놓았지요.

이 성명 내용 역시 방송협회 회원사들은 <지상파, 디지털 TV 2조 원 투자…정부 지원 ‘0원’>(KBS), <한국방송협회, 지상파 디지털 전환 정부 지원 촉구>(MBC), <정부, 지상파 ‘디지털 전환’ 지원 약속 “나 몰라라”>(SBS), <방송협회 “막대한 디지털 전환 비용 투자…정부는 뒷짐”(CBS 노컷뉴스) 등 대대적으로 보도했지요.

이 법의 시한은 올해 만료됩니다. 그래서 지상파방송사들로서는 답답하고 초조한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그러나 이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중앙일보는 <“디지털 전환 돈 썼으니 중간광고 허용해 달라” 지상파, 정부에 억지>란 제목으로 방송협회의 주장을 비판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쓴 비용은 대부분 자사의 시설 비용인데 이를 정부에 물어달라는 선례는 세계적으로 없고, 일본의 사례는 시청자의 디지털 TV 수상기 구입에 들어간 돈이어서 성격이 다르다는 겁니다.

또 지상파방송사들이 정부의 지원 약속을 받고 디지털 전환에 나선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정부와 합의한 것이며, 방송사들이 정작 시청자를 위해 쓴 돈도 거의 없다는 반박을 곁들였지요.

머니투데이는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의 간극>이란 제목의 칼럼 ‘기자수첩’을 통해 “방송법에서 요구하는 지상파방송사의 역할과 책임을 감안할 때 ‘유료방송과 동일하게 규제해 달라’는 구호가 안타깝게 들린다”고 꼬집었지요.

중앙일보와 머니투데이도 각각 종편 JTBC와 증권전문채널 MTN을 운영하고 있다 보니 이 역시 뭔가 계산이 깔린 것처럼 비치기도 하네요.

대통령은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방송 빅3’ 고려대 전성시대


SBS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12월 1일자로 이웅모 보도본부장을 신임 사장에 선임했습니다. 이웅모 신임 사장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면서 1978년 TBC 라디오편성국 PD로 방송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980년 언론통폐합과 함께 KBS로 자리를 옮긴 뒤 기획제작국 PD로 일하다가 1991년 SBS로 이직했지요.

그 뒤 생활정보부, 기획특집부 등에서 교양 프로그램을 연출하다가 보도제작국과 보도국에 근무했고 SBS아트텍 사장과 SBS 방송지원본부장·보도본부장(상무)을 거쳐 사장 자리에 올랐지요.

고려대 출신 이명박 대통령이 물러났는데도 방송가에서는 여전히 고려대의 파워가 막강합니다. 지상파TV 3사의 수장이 모두 고려대 출신이니까요. 지난해 11월 KBS 길환영 사장이 취임하며 완성된 고려대의 ‘방송 빅3’ 사장 석권은 MBC 김재철 사장이 김종국 사장으로 교체될 때나 SBS 우원길 사장이 이웅모 사장으로 바뀔 때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웅모 사장의 이력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PD 출신으로 보도본부장을 지냈다는 겁니다. 이 사장과 함께 TBC와 KBS를 거쳐 SBS 개국 멤버로 합류한 이남기 전 SBS미디어홀딩스 사장도 예능 PD를 하다가 보도본부장에 올랐지요.

이웅모 사장은 이남기 전 사장보다는 보도국 생활을 오래했고 비교적 보도 분야와 가까운 시사교양 PD 출신이어서 보도본부장에 오를 당시 이남기 보도본부장 발탁 때보다는 이목을 덜 끌었지요.

보도본부장에는 최영범 논설위원이 임명됐습니다. 동아일보를 거쳐 SBS에 입사한 최 본부장은 기자 출신이지요. 2011년 보도국장으로 재임할 때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 씨의 편지를 입수해 보도했다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허위로 판정하자 경영진은 최 국장 등에게 오보의 책임을 물어 보직 해임하고 감봉의 징계를 내렸지요. 2년여 만에 영전하며 명예를 회복한 셈입니다.

방송가 일각에서는 이웅모 사장의 이력이 이남기 전 사장과 많이 겹치는데다가 최영범 본부장이 이남기 전 사장과 성균관대 동문이고 비교적 서로 가깝게 지낸다는 사실을 들어 현 정부와의 관계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합니다. 이남기 전 사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았다가 윤창중 파문으로 석 달 만에 물러났습니다.

이웅모 사장은 12월 2일 취임식에서 “소통과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얼마의 비용으로 얼마나 좋은 품질의 프로그램을 얼마나 순발력 있게 만드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본부별 과제를 설명하며 “보도본부는 스테이션 이미지의 중심으로, 불편부당한 자세로 사회적 어젠다를 제시하는 일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지요.

이번에도 서울과 지방 1대 2 구도로 치러지는 기협 회장 선거


제44대 한국기자협회 회장 선거가 12월 10일로 다가왔습니다. 43대 회장 선출 때부터 적용한 모바일 직접선거로 치러집니다. 41대 회장 때 2년 단임으로 바뀐 기협 운영규정은 지난 8월 이사회에서 2년 중임으로 환원됐지요.

이번에도 선거 구도는 삼파전입니다. 서울 한 명과 지방 두 명, 다르게 분류하면 방송 한 명에 신문 두 명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호 3번인 박종률(CBS) 현 회장이 연임을 노리고 있고, 2년 전 박 후보에 밀려 쓴잔을 마신 기호 1번 서명수(매일신문) 후보가 재도전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기호 2번 손균근(국제신문) 후보가 가세했지요.

지난번에는 대구(매일신문)와 광주(전남매일)의 영호남 후보가 한 명씩 나왔으나 이번에는 대구와 부산으로 둘 다 영남권 신문에 소속돼 있지요. 또 지방지 기자이지만 모두 서울지사에서 오래 생활해 중앙언론사 기자들과도 폭넓은 친분을 맺고 있다고 하네요.

현직 회장의 프리미엄이 있는데다가 영남권 신문의 후보가 두 명 나오다 보니 박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사람이 많습니다. 간선일 때는 서울과 지방의 대의원 비율이 대략 55대 45였으나 직선제로 바뀐 뒤에는 약 63대 37이어서 서울 후보가 유리한 게 사실이지요. 간선제 때와 달리 결선 투표 없이 종다수가 당선되는 방식이어서 지방지 두 후보가 단일화해야 박 후보와 각축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러나 여론조사를 토대로 한 예상도 아니어서 실제 판세는 누구도 알기 어려운데다가 선거라는 게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요.

선거인 수는 모두 8,617명으로 서울 5,404명, 광주·전남 497명, 인천·경기 477명, 대구·경북 433명, 부산 299명, 경남·울산 290명, 충북 285명, 전북 267명, 대전·충남 262명, 강원 238명, 제주 165명입니다. 지역별 인구와는 다소 다른 분포를 보이고 있지요.

언론사별로 보면 KBS 371명, 연합뉴스 353명, 조선일보·조선경제i·TV조선 267명, YTN 219명, 한겨레 188명, 동아일보·채널A 184명, 머니투데이 162명, 경향신문 154명, 중앙일보 151명, 매일경제 136명, 한국일보 132명입니다. 기협 회원 기준이어서 이 역시 실제 소속 기자 수와는 차이가 나지요.

세 후보는 선거 공약에서 일부 차이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현직 회장이 재출마해 박 회장이 재임 기간 이룩한 성과에 대한 평가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언론공제회 출범이나 재정 확충 등을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다시 일할 기회를 주려 할 것이고,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다른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지요. 물론 이것 말고도 지연이나 학연이나 이념이나 매체 차이 등이 작용할 겁니다.

박 후보의 가장 큰 약점은 재임 중 단임 규정을 고쳐 연임을 시도한다는 겁니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요. 기협 운영규정에는 개정 즉시 적용된다고 명문화돼 있지만 규정을 바꿔 연임하려는 게 정서적으로 거부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요. 이사회 때도 일부 이사들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고, 서 후보와 손 후보도 이 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후보 자격정지 가처분 신청…법원이 기협 회장 당락 가리나

여기에다가 돌출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어쩌면 법원이 사실상 당락을 가려주게 될지도 모를 중대 변수지요. 서 후보가 11월 27일 박 후보를 상대로 ‘기협 회장 후보 자격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겁니다.

12월 4일 서 후보와 양측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심리를 열었고 조만간 가처분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일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박 회장은 사퇴가 불가피할 정도의 치명상을 입게 될 테고, 기각된다면 서 후보가 기자들의 자율적인 모임에 분란을 일으키고 이를 법정 공방으로까지 몰고가 기협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겠지요.

서 후보가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신청의 이유는 선거 운영규정 개정 때 기협 정관의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우선 이사회를 소집하면서 이사들에게 7일 전 안건을 문서로 통보해야 하는데 이메일로 보내 문서로 인정할 수 없고 날짜도 어겼다는 겁니다. 이메일을 문서로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례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사회를 주재하던 박 회장이 직접 발의한 개정안을 수정해 통과시킨 것도 문제 삼고 있습니다. 기협 정관에는 회의 도중 수정안을 발의하려면 이사 전원이 출석해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재적 이사 45명 가운데 36명(위임 14명 포함)만 참석한 상태에서 회의 도중 “회장의 임기는 2년 중임으로 한다”는 조항을 “2년 중임으로 할 수 있다”로 수정 발의했다는 것이지요.

사단법인 등의 임원이나 이사의 이익에 상충되는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할 때는 특별 대리인을 선임해야 한다는 민법을 지키지 않은 채 회의를 직접 주재해 효력이 없다는 주장도 덧붙였습니다.

당초 서 후보는 회원사들을 돌며 인사할 때 임기 연장 안건은 민법이나 법원 판례에 따르면 총회 의결사항이거나 정관을 변경하는 사항인데 이사회에서만 의결했고, 전임 회장의 임기는 정관 부칙에 단임제로 규정돼 있는데 정관의 하위 규정인 운영규정 변경을 통해 연임을 꾀하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띠고 있다며 후보 자격이 없음을 주장했으나 가처분 신청 때는 이 대목을 언급하지 않았지요.

서 후보의 주장에 대해 박 회장 측은 기협이 이사회를 비롯한 중요 회의 때마다 이메일로 안건을 통지한 관례를 오랫동안 지속해왔고 정부나 각종 단체에서도 이메일을 문서로 인정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2년 중임으로 한다”를 “2년 중임으로 할 수 있다”고 바꾼 것은 수정 발의가 아니라 명백한 오타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임기를 중임으로 한다는 규정은 상식에 어긋나긴 하지요.

또 운영규정 개정을 의결할 때 박 회장은 이가영(중앙일보) 수석부회장에게 임시 회장직을 맡기고 진행은 물론 투표도 하지 않은 채 이사회 회의장에서 나왔기 때문에 직접 주재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박 회장은 후보에서 사퇴할 뜻을 비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보 자격이 정지된 상태에서 연임 의지를 고집하기는 어렵겠지요. 서 후보도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이를 수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처분 결정 이후의 상황 변화에 따라 선거를 어떻게 치를지는 기협 선거관리위원회가 판단하겠지요.

만일 박 회장이나 서 후보가 가처분 결정에 불복해 본안 소송까지 가겠다고 한다면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선거의 적법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나고 추가 소송이 제기될 수도 있지요.

세간에서는 단체장 선출을 둘러싸고 송사를 벌이다가 두 명의 단체장이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단체가 쪼개지는 일이 드물지 않게 일어납니다. 그러나 이를 비판해온 기자 집단에서, 또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 기협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걱정스럽습니다.

정수장학회 매각 논의 보도, 2심선 청취도 녹음도 ‘유죄’

정수장학회와 MBC의 방송문화진흥회 주식 매각 논의와 관련한 보도로 1심에서 징역 4월에 자격정지 1년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한겨레 최성진 기자가 2심에서 징역 6월에 자격정지 1년의 선고유예로 형량이 늘어났습니다.

최 기자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MBC의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이상옥 전략기획부장의 대화 내용을 녹음·보도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요.

서울중앙지법의 1심 재판부는 대화 내용을 몰래 들은 부분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하고 이들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보도한 부문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법원의 2심 재판부는 11월 28일 판결문에서 “최필립과 이진숙 등이 공적 인물이라 해도 자기 의지에 반해 대화가 누출돼선 안 되며 이들에게는 사적으로 대화할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지요. 녹음·보도도 유죄가 인정된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해당 논의는 공적 사안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위법성 조각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인정하면 앞으로 우연히 타인의 대화를 청취할 경우 언론이 내용을 취합해 보도했을 때 막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놓고 “청취와 녹음이 동시에 이뤄진 일인데 이를 분리해 유·무죄로 판단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청취하지 않고 녹음만 하면 무죄라는 뜻인지 논리가 궁색하다" 등의 비판이 쏟아진 것을 의식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언론계에서는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사안을 보도한 것에 대해 위법성 조각사유를 인정하지 않은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 기자도 상고 의지를 밝혔지요.

MBC ‘PD수첩’ 제작진이 M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도 11월 29일 법원은 현업 언론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제작진은 ‘PD수첩’의 광우병 편에 관해 대법원이 무죄로 판결했는데도 판결 직후 일부 허위 보도가 있었다고 MBC가 사과방송을 내보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소송을 냈지요.

1심에서는 “사과방송 내용 가운데 ‘대법원이 일부 쟁점에 관한 보도가 허위라고 판시했다’고 보도한 내용에 대해서는 정정보도를 할 의무가 있다”고 일부 승소 판결한 것을 뒤집은 겁니다.

2심 재판부는 정운천 전 농림식품부 장관 등이 낸 명예훼손 소송에서 ‘PD수첩’ 제작진이 최종 승소하기는 했으나 당시 대법원이 ▲주저앉은 소(다우너 소)가 광우병에 걸렸는지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에 걸려 죽었는지 등 주요 쟁점 2가지에 대해서는 허위로 판단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현업 언론인의 손을 들어준 판결도 있었습니다. 11월 28일 서울중앙지법은 YTN 노조 집행부가 회사를 상대로 낸 정직 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YTN은 불법 파업과 함께 점거농성을 벌였다는 이유로 노조 간부 3명에게 정직 6개월과 2개월씩의 중징계를 내렸으나 법원은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과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친 절차적으로 적법한 파업이며, 조업을 방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 일부를 점거하는 것은 일반적인 파업 행위에 포함된다”고 판시했지요.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정당한 파업이 아니라 ‘사장 퇴진, 해직자 복직’을 주장한 정치파업이자 불법파업인데 법원이 파업 성격의 핵심적 부분을 놓치고 잘못된 판결을 냈다”며 항소를 제기할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2월 대법원으로부터 해임처분 취소 확정판결을 얻어낸 정연주 전 KBS 사장도 회사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12월 3일 정 전 사장이 국가와 KBS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KBS에 해임된 2008년 8월부터 원래 임기 만료 시점인 2009년 11월까지의 임금 2억 1,586만 원과 이 기간의 퇴직금 6,328만 원을 합쳐 2억 7,914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요.

그러나 해임 과정에서 청와대와 방통위 등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국가와 회사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해임 사유가 인정된 이상 국가와 KBS가 오로지 그를 물러나게 할 목적으로 해임을 제청·처분했다고 볼 수 없고, 감사원 해임 제청 요청이 위법하거나 부당하지 않은 이상 KBS가 이를 받아들였더라도 위법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프랑스서 청년에 신문 무료 보급했더니 10~15%가 유료 독자로 전환

독자층의 급격한 감소로 신문사들이 경영난을 겪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부 선진국에서는 젊은이들에게 신문을 무료로 보급하거나 각급 학교에서 NIE(신문활용교육) 교육을 강화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신문협회가 정일권 광운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실시한 ‘해외 읽기 진흥정책 현황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는 2009년부터 18~24세에게 1주일에 한 차례씩 1년 동안 신문을 무료로 보급한다고 합니다. 신문사는 신문을 무료로 제공하고 배달료는 국가가 부담하지요. 무료 구독 신청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합니다.

첫해 무료 구독 혜택을 받은 청년들은 21만 명으로 추산되지요. 이들 가운데 62%가 자신이 선택한 신문의 온라인 기사도 읽고 있으며, 한 지역의 일간지에 따르면 무료 구독 수혜자 가운데 10~15%가 2010년에 유료 구독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2년부터는 인터넷 유료신문에 대한 구독 지원이 추가됐다고 하네요.

영국은 ‘학교에 신문을(Newspapers for Schools)’이라는 슬로건 아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자유롭게 신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교재로 활용하는 신문기사에 대해서는 저작권 문제를 제기하지 말도록 했습니다. 또 ‘뉴스 라이브러리’라는 서비스를 통해 각 학교의 도서관에서 140여 종의 신문 온라인판 기사에 접근할 수 있게 했지요.

신문기사를 통해 영국의 근현대사를 가르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나 가디언 등은 홈페이지에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과 당시 기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정부 유관기관, 신문사, 교육계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를 맺어 읽기 문화 진흥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NIE 실천학교를 지정해 신문 구독료를 전액 보조하거나 학교에 현역 신문기자를 파견해 수업을 진행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지요.

설문조사 결과 신문을 ‘매일’ 또는 ‘가끔’ 읽는다고 응답한 학생이 NIE 수업 전보다 증가했다고 합니다. 초등학생은 71.0%에서 80.1%, 중학생은 64.7%에서 66.9%, 고등학생은 60.5%에서 64.0%로 늘어났습니다.

이곳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입시 부담이 만만치 않은 탓인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오히려 신문을 덜 읽는군요. 그래도 3분의 2에서 4분의 3이 신문을 읽는다고 하니 부럽기만 하네요.

신문기사를 주제로 한 대화도 많아졌다고 답해 신문이 커뮤니케이션의 계기로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논조가 정파적으로 갈려 있고 침소봉대, 견강부회, 아전인수식 보도가 많아 신문기사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교사들은 NIE의 가장 큰 성과로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신문을 읽는 습관을 지니게 됐다”는 것을 꼽았다고 합니다. 아울러 문장을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능력, 사진이나 그림의 정보를 해독하고 설명하는 능력이 길러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희용[연합뉴스 한민족센터 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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