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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만 기자 블로그 '외눈박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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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세상] 사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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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가족의 위험한 나들이 2011.05.18 17:07:17

<오리 가족의 위험한 나들이>

화창한 오후, 삼청동 터널을 내려가는 길은 깊 옆의 나무들이 싱그러운 햇살을 받으며 내뿜는 기운에 절로 기분 좋아지는 길이다.
그러나 오늘은 예외였다.



대학로에서의 취재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길.
복잡한 도심길 보다 살짝 돌아가긴 하지만 삼청각 앞을 지나 삼청동으로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숲 사이로 달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삼청터널을 지나 굽이 굽이 고갯길을 내려갈때 갑자기 눈 앞에 오리 한 마리, 아니 엄마 오리 한 마리에 새끼 오리 4마리가 나타났다. 
'이 산 속 길에 오리라니 !!'
오리들은 갓길이 아닌 도로 쪽으로 오고 있었고 우리는 급히 핸들을 꺾어 피해갔다. 점심시간 직후여서인지 차량들 통행이 많았지만 마주오는 차는 없었다. 
뒤를 따르던 차량들도 뒤늦게 오리들을 보고 정지하거나 피해가거나..
그렇게 길을 내려오다 다음 코너를 도는 순간 차량에 깔려 죽어있는 새끼 오리 1마리를 발견했다. 


섬뜩했다. 
그렇게 가던 길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차량을 다시 돌려 오던 길을 되짚었다. 
오리들은 아예 차선을 바꿔 터널 방향으로 계속 이동 중이었다. 
다행히 벽쪽으로 붙어서.
앞질러 올라가 차량에서 내렸다.
걸어 내려오다 오리들과 마주 쳤는데 놀랐는지 다시 도로쪽으로 왔다 갔다 했다.
자극하면 안될듯 싶어 길을 건너 상황을 살펴보기로 했다.
길을 찾는 듯 엄마 오리는 10m를 왔다갔다하다 차량들의 경적 소리에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새끼들을 두고 혼자 방벽을 뛰어올라 산쪽으로 넘어가 버렸다.
남겨진 새끼 오리들은 이제 따라다닐 엄마가 없어지자 도로쪽으로 나갔다 되돌아가며 불안해했다.


그러다 택배 오토바이 한 대가 갓길 쪽으로 붙어서 올라오자 오리들이 반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택배 오토바이 운전자분도 새끼들을 앞질러 지나가다 놀랐는지 갓길에 오토바이를 세웠다.
차량 통행이 많아져 더이상 방치하면 위험할 것 같았다.
그래서 오토바이 운전자분께 내가 차량들을 서행시키도록 할테니 오리들을 위쪽으로 몰아달라고 부탁했다.
약 30m 위쪽에 방벽이 끝나고 산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보였기 때문이다.
양동작전은 성공적이었고
다행히 새끼 오리들도 더이상 도로쪽으로 나오지 않고 길을 따라 올라가 결국 산쪽으로 보낼 수 있었다.
 오토바이 운전자분과 서로 수고하셨다고 인사하고 돌아오는 길.
다시 삼청동 길은 기분좋은 길로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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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양말,맨발: 아 아프리카여> 2010.06.26 18:03:35

<신발,양말,맨발 : 아프리카의 몰락을 보며>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아프리카 최초로 개최된 대회인 만큼 모든 아프리카 출전국들에 대한 응원 열기는 당연히 뜨거울수 밖에 없었다.
개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카메룬,나이지리아,알제리,코트디부아르,가나등 6개국이 참가했고 모든 예선 경기때마다 경기장에서 거리에서 남아공인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응원했다.



하지만 예선라운드가 끝나고 난 뒤 아쉽게도 그중 가나만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개최국인 'bafana bafana'(줄루어로 'the boys, the boys)의 애칭을 가지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일방적인 응원을 받았지만 끝내 16강 진출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흑백 국가인 이곳 남아공 대표팀도 흑인들로 선수가 구성되어 있다. 물론 백인 선수가 있긴 하지만 주전은 흑인들로만 구성되어있다.
감독은? 백인이다.



이곳 남아공 백인들은 럭비나 크리켓(정말 룰을 모르겠다)에 열광하지 축구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는듯하다. 경기장을 찾는 백인들도 소리지르고 응원하는 축제의 일환으로 즐기는 것이지 축구를 사랑하지는 않는듯 하다.
하지만 이곳 생활을 보면 이해가 될듯도 하다.
우리처럼 동네 골목마다 축구공을 찰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치안이 불안하다보니 백인들 사는 곳은 철조망에 둘러싸여 있고 운동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할때도 비교적 안전구역인 쇼핑몰 단지등 정해진 장소를 이용한다.



이곳에 처음 왔을때 안내하던 가이드 중 한 명이 경기장 앞까지 가서 밖으로 나가자 하는말 " 이민온지 6년 됐는데 보도블럭 처음 밟아봐요".
좀 과장된 말이긴 하지만 그만큼 이곳 사람들은 안전에 대한 개념이 우리와 다르다.
그래서 해가 지면 집밖에 나가지 않고 반드시 차를 이용하며 거의 정해져있는 안전망 안 시설들을 이용한다.
24시간 불야성에 밤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한국에서 온 사람으로선 '도대체 무슨 낙으로 사나?'싶다.
반면 흑인들은 넓은 땅덩어리 만큼 군데군데 보이는 맨 땅이 모두 그라운드다.
곳곳에서 축구를 즐긴다.



어찌보면 축구는 돈이 가장 안들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면서 가난한 흑인들에게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등에서 뛰면서 거액의 연봉을 받는 같은 아프리카 출신 흑인선수들은 완벽한 꿈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루스텐버그 로열 바포켕 경기장 앞 공터에서 축구를 하고 있던 어린이들이 차던 공은 껍데기가 헤질대로 헤진 고무공이었고 신발이 없는 맨발이었다.
나름 코치가 있었고 낡았지만 '로열 바포켕'이라고 쓰인 유니폼을 입은 걸로 봐서 유소년축구팀인듯 보였지만 그렇게 체계적이진 않은듯 싶어 보였다.



그런 선수들이 아무리 타고난 흑인의 유연성과 탄력, 순발력을 가지고 있다해도 어려서부터 좋은 환경에서 잘먹고 체계적인 기술을 습득하는 선수들과의 대결은 무리처럼 보일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그들 모습을 스케치하기 위해 자리를 지키며 그들의 공과 그들의 복장과 그들의 맨발을 사진에 담았다.



하지만 찍을 당시 빠트린게 있는듯 싶다.
사진을 정리하며 다시 보다 보니 당시 내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사진을 통해 보였다.
그건 바로 그들의 꿈이었다.
공을 차며 즐거운 웃음을 띠고 맨발이어도 거침이 없었고 넘어져도 금방 털고 일어나는 그 모습은 꿈을 가진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한 맨발의 어린 소년은 '꿈이 뭐냐?'는 질문에 너무도 당연하다는듯 '축구선수요'라고 했다.
이들이 나중에 자라서 그 꿈을 이룰때쯤엔 이들에게도 우리처럼 세계 16강 진출이라는 큰 기쁨을 선사할것이다.
축구공엔 온갖 드라마와 삶과 꿈이 있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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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16강이다: 대 나이지리아전> 2010.06.25 07:56:04

<16강 확정: 태극전사의 눈물>
    더반은 약속의 땅이었다.
    태극전사들은 선제골을 먹고도 이정수의 동점골과 박주영의 역전골, 다시 페널티킥을 주어 동점이 되었지만 승점 4점으로 역사적인 원정  첫 16강행을 결정지었다.
참 재밌게도 지난 2006 독일월드컵때도 1승1무1패였지만 그때는 16강행이 좌절됐다.
당시는 1승후 1무 1패였지만 이번엔 1승후 1패 1무였다.
3경기 모두 이겨준 아르헨티나덕도 있었지만 어쨌든 이날 승리는 모든 태극전사와 허정무감독, 그리고 국민들의 열망이 이뤄낸 것이다.

경기 중간 중간 결정적인 위기도 있었지만 신은 우리에게 미소지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경기 시작할때 그리고 전반 끝나고 그리고 후반 시작할때 모두 3차례 함께 모여 기도했지만 우리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이날 수훈갑으로는 골을 넣은 이정수와 박주영이겠지만 내게 점수를 매기라면 이영표와 박지성을 꼽고 싶다.

물론 그리스전에 이어 나이지리아전 선제골을 넣은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
그리고 아르헨티나전에서 기를 꺾는 자살골을 넣은 후 절치부심했던 박주영.
두 선수 모두 열심히 싸워줬지만 또 그외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싸워줬지만
굳이 이영표와 박지성을 선택한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먼저 박지성.
아르헨티나에 리오넬 메시가 있다면 우리에겐 다행히 박지성이 있다.
이날 우리의 주장 박지성은 정말 산소탱크라는 별명이 무색치 않게 온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녔다. 왼쪽 최전방에서 슛을 하더니 어느새 오른쪽 수비라인에서 태클을 하고 있는 식이었다. 카메라 앵글에 그림되는 순간이 연속되는데 거기에는 꼭 박지성이 있었다. 그가 있어 든든한 경기였다.

또 한명은 이영표다.
이영표 선수는 이날 선발 출전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가장 노장이었던 셈.
전후반 경기전 선수들이 모여 얘기를 할때도 이영표가 열심히 얘기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전 훈련에서도 허정무 감독이 이영표와 많은 얘기를 나누는 장면도 이런 이유에서였지 않나 싶다.

어쨌든 우리에겐 귀엽게만 들리는 '초롱이' 이영표가 이날 경기때 만큼 '초롱이'를 넘어서 강렬한 눈빛을 보이는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경기 내내 강한 의지를 보였고 그건 틀림없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을것이다.
가장 큰 형이 경기장을 열심히 뛰어다니는데 쫓아하지 않을 후배는 없었을 것이다.

이영표 역시 수비수였지만 잦은 오버래핑과 패스로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결국 첫 골을 이끌어 낸 프리킥도 이영표의 과감한 돌파가 파울을 이끌어내면서 얻어낸 것이다. 또 골이 터졌을때는 누구보다 기뻐했고 경기가 끝난 후 뜨거운 눈물을 쏟은것도 이영표였다.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이될 이영표로선 원정 첫 16강을 해내겠다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을 것이다. 



경기가 끝난 후 허정무 감독은 모든 선수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따뜻하게 포옹했다.
그리스전 자살골로 마음이 무겁던 박주영도
이날 경기에서 동점 페널티킥을 헌납했던 김남일도
이제 모두 무겁던 마음의 짐은 던져버리고
새로운 역사를 더 이뤄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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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충격:아르헨티나전> 2010.06.20 23:59:47

<패배의 충격: 아르헨티나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은 멋진 외관을 자랑하는 경기장이다.
붉은 색깔의 둥지 모양의 외관은 어떻게 보면 커다란 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주변엔 금광의 토사물로 만들었다는 위가 편평한 산이 있고(마치 난지도를 축소시켜놓은 듯한)
어쨌든 첫 분위기는 좋았다.


아침부터 컨디션도 괜찮았고 왠지 모르게 아르헨티나를 이기는 이변을 연출할것 같은 느낌.
경기시간이 13시30분(한국시간 2030)인 관계로 아침 일찍부터 경기장을 찾았다. 프리토리아에 머물던 2명의 후배가 그쪽 렌트카를 타고 새벽같이 달려와 1,2순위로 티켓을 받아 아주 운좋게도 주요 외신도 잘 못앉는다는 전체 필드 사진기자 자리중 1번 자리를 받았다.
(월드컵은 필드(pitch: 경기장 라인 주변)에 사진기자 자리를 번호순으로 매겨놓고 선착순으로 원하는 자리를 주는데 주요 외신(ap,afp,로이터,신화,교도,게티이미지등)은 미리 좋은 자리로 블록시켜놓는다)
주요 외신 중 누군가가 1번자리를 앉을법한데 운좋게도 1번 자리가 비어있었다. 내 다음 사람이 8번 부터였으니 7명의 외신 블록이 있었던셈.
자리운도 좋고 날씨도 좋고..

경기시작 1시간 전 자리에 입장했는데 1번자리 역시 전자광고판이 시야를 가리지도 않고 코너 부근에 위치해 맘에 든다.
그런데,,
아뿔사 랜선이 나와있지 않다.
아니 정확히 있긴 있는데 짧다.
현장에 나와 있는 경기 보조 요원들에게 급부탁.
그러자 그들 왈. '9번자리가 비어있는데 그리 가는게 어떻겠냐?'
1번이 가장 좋은 자리고 새벽에 와서 겨우 받은 자리이며 마감시간이 2시까지라며 거듭 부탁하자 어디서 긴 랜선을 가져와 짧은 선과 교체해준다.
겨우 준비를 마치고 실시간 전송 준비를 마쳤는데 이런 이번엔 춥다.
중앙선을 중심으로 이쪽은 그늘이고 반대편은 햇살이 비쳤는데 가만보니 햇살비치는 쪽은 모두 반 팔인데 이쪽 그늘은 시베리아가 따로 없다. 거기다 골바람이 통과하는 자리다보니 뼛 속까지 한기가 느껴진다.
이런 젠장.
그런데 그것보다 더 마음아픈일은 정작 경기가 시작됐는데 우리의 공격이 내 쪽으로 오지 않는것이다.

조금 찍을만하면 빼앗기거나 패스미스.
연달아 2 골을 내주고 전반 막판 이청용의 재치있는 슛이 들어가며 전반내내 주눅들었던 선수들이 살아나나 했는데 후반 염기훈의 결정적인 슛이 빗나가며 이후 2골을 더 내주고 4-1로 경기가 마감됐다.
부리나케 실시간 마감을 했지만 기억에 남는 사진이 없다.

북한처럼 이 악물고 뛰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불행히도 그런 사진은 잘 눈에 띄지 않았다.
북한은 브라질에 졌지만 지윤남의 44년만의 골이란 수확이 있었고 다음날 현지 신문에 브라질이 북한에 혼쭐이 났다는 내용의 기사가 뜰 정도로 선수들이 이를 악물고 뛰었고 그런 모습은 현지인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현장에서 내가 느낀 분위기는 마라도나 감독의 경기장 밖 분위기 지배와 메시, 테베스, 해트트릭을 한 이과인등 스타 플레이어들에 대한 우리 선수들의 주눅이 경기내내 벌어졌던 것 같다.
티베즈등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자기가 잡은 공을 여간해서는 뺏기지 않았고 반면 우리 선수들은 상대선수의 몸싸움에서 번번히 나가 떨어졌다.

경기장 밖에선 마라도나 감독이 허정무 감독을 상대로 과도한 제스처를 써가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고 안에서는 메시등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을 상대로 맘껏 개인기를 펼쳤다.
거기다 일방적인 응원.
아르헨티나 응원단외에도 많은 현지인들이 메시,이과인등 스타 플레이어를 보기 위해 왔고 그런 모습은 일방적은 응원으로 흘러갈수 밖에 없었다.
우리의 아리랑 응원단과 붉은 악마 응원단은 군데군데 떨어져서 결집된 응원을 펼치지 못했고 몇 개의 꽹과리 소리는 저마다 불어대는 부부젤라 소리에 파묻혀버릴수 밖에 없었다.

축구는 분위기다.
첫 골을 박주영의 자살골로 시작한 대표팀은 전반 막판 1골을 따라붙으며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린 염기훈의 후반 초반 결정적인 슛이 빗나가며 분위기 전환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곤 후반 한국팀 공격을 취재할 쪽에 있었던 내게 더이상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보이는건 아르헨티나의 개인기와 리오넬 메시라는 아주 특출한 선수뿐이었다. 이과인이 비록 대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날 아르헨티나의 모든 득점 출발은 리오넬 메시였다.
참 탐나는 선수였고 참 대단한 선수였다.
하지만 실망할 일은 아니다.
원래 우리 대표팀의 주 목적은 1차전과 3차전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렇게만 말하기엔 좀 그렇긴 하다. 매번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던 고지대 적응훈련등은 2차전 아르헨티나를 상대했던 해발 1천735M 요하네스버그를 겨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1차전 포트엘리자베스와 3차전 더반은 해안도시다.

대표팀 관계자는 전반 우리 진영이 그늘진 곳이다 보니 잔디가 얼어있어 패스미스가 잦고 그에 선수들이 당황했던 면도 있다고 했다.
어쨌든 이로써 2차전을 모두 마친 B조는 아르헨티나 2승, 한국 1승1패, 그리스 1승1패, 나이지리아 2패로 3차전에서 최종결과가 판가름나게 됐다.
4전5기 신화의 주인공 홍수환씨가 챔피언을 따고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외치던 그리고 그 어머니가 '그래 대한국민 만세다'라고 화답했던 약속의 땅 더반이 이제 운명의 3차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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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함성, 그리스전 2-0> 2010.06.17 00:40:09

<승리의 함성, 그리스전 2-0>
기분좋은 열광의 2002 한일월드컵때가 생각난다.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우린 아주 기분좋은 2-0 승리를 거뒀다.
한국팀이 월드컵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둔적이 있던가?
다 한골차로 이기거나 비기거나 였다.
지난 2006 독일월드컵때도 1차전 토고 2-1승, 프랑스 1-1무, 스위스 0-2패 였다.



포트엘리자베스는 아침부터 맑은 날씨를 보이며 상쾌한 하루를 예고했다.
2006 독일월드컵 취재 노하우 덕분에 같이 온 이정훈, 서명곤 기자와 호흡을 잘 맞출수 있었다. 경기장 밖 스케치로 시작해 실시간 마감을 위한 준비까지 모두 마친 후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늘 그렇지만
이런 큰 대회장에 입장할때 사진기자들은 코너쪽 출입문을 통해 바로 경기장으로 입장하는데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 파란 잔디가 깔려 있는 경기장으로 들어설땐 마치 영화 '스파르타쿠스'의 검투사가 되어 들어서는 느낌이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사진기자들이 경기장 주변을 따라 각자 받은 자리로 이동해 준비한다.


누가 오늘의 베스트 사진을 찍게 될지 그런건 관심없다.
다만 늘 취재전에 천주교인 답게 하느님께 기도한다.
'하느님 오늘 제게 베스트 사진을 찍을 기회를 주세요'
아니다.
난 늘 ' 하느님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만큼 실수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한다.
사실 초년병 기자시절에는 택도 없이 실력을 키울 생각은 않고 요행만 바랐던것 같다. 사진기자 5년차 이상만 되면 실력은 별 의미가 없다. 다만 실수를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이다. 운칠기삼이라고도 하지만 글쎄..실력없는 운은 따라주지 않는법이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축구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경기는 시작됐다. 원래 400mm로 건너편에서 보기로 했는데 선수 진영이 갑자기 바뀌어 내쪽으로 공격이 먼저 진행됐다. 400mm는 문전 상황을 보기엔 좀 부담스런 렌즈다.
첫 골은 의외로 빨리 터졌다. 전반 7분 공격수 출신 수비수인 이정수였다. 왼쪽에서 기성용이 센터링한 공을 박주영이 앞에서 치솟아 수비를 유인한 후 뒤쪽 쇄도하던 이정수가 가볍게 슛해 그리스 골망을 갈랐다.
두번째 골도 후반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터졌다. 후반 8분 박지성. 그리스 문전에서 패스미스를 놓치지 않고 잡아 두명을 제치고 들어가 슛을 했다.

기분좋은 두 골의 리드를 우리는 끝까지 잘 지켜냈고 원정 첫 16강을 향한 발걸음에 청신호를 켰다.
돌아오는 버스안 기자들 사이에서도 16강 가면 어디서 경기를 하는지, 비행기 티켓을 빨리 끊어야하는거 아닌지, 숙박도....등등 참 희망섞인 말들이 오고 갔다.



초를 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지난 2006년에도 그랬다.
토고전에서 골든보이 안정환의 역전골로 승리한후 모두들 역시 4강팀의 저력이 나온다며 기뻐했었다.
섣부른 판단을 하는것은 금물이다.
이제 아르헨티나 전을 앞두고 있다.
사실 세계 최강의 전력을 가진 아르헨티나여서 모두 잘해야 비기는 것을 생각하지만
3차전이 홈구장이나 다름없는 나이지리아이다보니 이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허감독이 고지대 훈련 위주로 준비한것도 사실 요하네스버그때를 겨냥한 것이다.
포트엘리자베스나 더반은 해변가에 있는 도시다.
허감독의 의중도 아르헨티나전을 겨냥한 것이 아닐지..
그 엄청난 부부젤라 소리와 일방적인 응원이 예상되는 나이지리아전은 피하고 싶다.
그러고 보면 참 2006년과 닮은 꼴이다.
1차전은 좀 쉬운 상대 토고와 그리스.
2차전은 세계 최강인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3차전은 일방적 응원인 스위스와 나이지리아.
그래도 그때와 다른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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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부르는 소리, 부부젤라> 2010.06.11 19:22:31

<승리를 부르는 소리, 부부젤라>

남아공에 첫 도착했을때다.
요하네스버그공항에서 나섰을때 어디선가 멀리서 '부~~~'하는 소리가 들린다.
저음이면서도 고음인듯한 소리.
그냥 흘려 듣는다.
그러다 나이지리아와 북한의 친선경기를 보기 위해 요하네스버그 외곽 템비사에 갔을때.


그 소리의 정체를 알게됐다. 바로 '부부젤라'.
긴 나팔 모양의 남아공 전통악기인 '부부젤라'는 불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그 수많은 응원단들이 손에 손에 '부부젤라'를 들고 있다.
우리 귀엔 엄청난 소음으로 들리는 그 악기가 'power of one'이라 했던가.
경기장의 12번째 선수 역할을 톡톡히 하는듯하다.



지난 2002년 월드컵때부터 시작된 우리 붉은 악마의 붉은 유니폼과 '대~한민국'이라는 유쾌한 응원 외에 당시 타국 선수들을 괴롭혔던 응원도구가 꽹과리였다.
하지만 내가 볼때 이 부부젤라는 꽹과리보다 훨씬 더 심한 소음을 낸다.
경기장안에서 취재할때 이 소리 때문에 정신이 산만해지고 멍해질 정도였으니까.
타국의 경기에서도 이 정도일진대 남아공 대표팀 경기때는 말해서 무엇하리.
바로 그 이유로 이번 대회때 남아공의 16강 진출을 낙관하는 이도 많다.
최근 1달여간 남아공에서 펼쳐진 남아공 대표팀의 친선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이 '부부젤라'를 통한 응원의 힘이다.



우리 역시 지난 2002년때 응원의 힘을 경험한적이 있다.
선수들 또한 응원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심함을 인정한 적이 있다.
2006 독일월드컵 당시에는 유럽이어서인지 토고전때는 많은 교포와 응원단이 몰려 온통 붉은 물결을 이룬적이 있다. 그 덕분인지 토고전은 2-1 역전승.
2차전 프랑스전에서는 역시 유럽팀이다 보니 양국 응원단이 함께 몰려 거의 반반정도. 그래서인지 1-1 무승부.
3차전 스위스전은 바로 옆나라에서의 경기다보니 붉은 물결은 붉은 물결이었지만 모두 가운데 하얀 십자가가 있는 스위스팬들이 절대 다수였다. 그래서인지 2-0패.
결과론적인 얘기긴 하지만 그만큼 응원의 힘도 무시못할 요소이긴 하다.



지난 9일은 남아공 전역에서 '부부젤라 데이'로 정오를 기해 모든 시민들이 부부젤라를 부는 행사가 있었다.
루스텐버그 시내에 나가자 처음엔 약 10여명이 부부젤라를 불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카메라를 들이대자 그때부터 어디서 나왔는지 각 사무실과 가게에서 일하다말고 나온 시민들이 저마다 손에 손에 각종 모양의 부부젤라를 들고 나와 불어대기 시작했다.
이국에서 온 사진기자가 신기했는지 내가 가는쪽으로만 사람들이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서로 찍어달라고 아우성이다.
그 와중에 한 익살맞은 친구 하나는 죽어라 내 귀 옆에 가깝게 붙여 불어댄다.
어느정도 사진을 찍고 빠져나오는데 귀가 얼얼하다.
그야말로 청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 기사가 무색치 않다.
하지만 그 단순하게 생긴 부부젤라를 불어대며 신나게 춤을 추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취재하고 나니 이상하게 힘이 솟는다.
그 소리에 취해 약간은 멍한 상태가 되며 나도 모르게 그들을 따라 어깨를 흔들게 된다. 역시 군중의 힘은 강하다. 그 기운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도 에너지를 전달한다.
역시 월드컵은 월드컵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곳 남아공에서도 흑백갈등이 사라져 평화로운 나라가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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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포트엘리자베스다> 2010.06.11 07:21:09

<드디어 포트엘리자베스다>

대표팀이 오스트리아 전지 훈련과 남아공 도착 후 루스텐버그에서의 훈련을 마치고
오늘 드디어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첫 경기인 그리스전을 위해 포트엘리자베스에 도착했다.

 

오늘 훈련은 갈벤데일 경기장.
사이클 벨로드롬도 겸하는 듯 운동장 주변엔 시멘트 벽이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선수들은 낮에 이곳 포트엘리자베스에 도착, 16시부터 훈련에 들어갔다.
1시간30분동안 계속된 훈련에서
그리스전 D-2를 남겨둔 상황에서
허정무 감독은 세트플레이 훈련에 공을 들였다.
훈련 내내 선수들을 지켜보던 허정무 감독이 훈련 막바지에 들어 주황색 빕을 일일히 특정 선수들에게 나눠주고 일종의 청백전 게임을 진행했다.
그러다 골대 45도 각도 정도에서(지난 2002 월드컵때 이을용의 프리킥을 안정환이 멋진 헤딩골로 연결시켰던 그 위치) 프리킥 상황을 만들었다.
그리곤 일일히 공격 선수들에게 위치 선정을 해주고



키커는 기성용.
골대 근처에는 박주영, 박지성등이 위치하고 있고 물론 수비로 가동된 선수등 실제 상황과 같은 모습을 연출.
첫번째 킥이 너무 높게 날아오자 허감독의 호통소리가 들렸다.
'낮게 낮게' 연신 제스처 까지 해가며 다시 찰것을 주문한다.
두번째 킥은 허감독의 주문대로 앞의 수비선수 벽을 살짝 넘어 낮게 골대 앞쪽으로 휘어들어왔고 공격편 박지성과 수비편 강민수를 넘어 박주영의 머리에 정확히 맞고 골인됐다.



'그거야'
허감독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번졌다.
사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선 차야하는 거리에 따라 키커가 유동적이다.
가까운 거리의 직접 슛을 노리는 거리에선 주로 오른발 박주영과 왼발 염기훈이 찬다.
누가 찰지는 코칭 스탶의 지시가 들어가거나 선수들간 얘기를 주고 받아 차게되는데
며칠동안 있은 훈련을 지켜보면 박주영보다는 염기훈의 감각이 훨씬 더 좋게 생각된다.



직접 프리킥을 차는 경우 보통 회전력을 잘주는 선수가 차는데 포르투갈의 호나우두처럼 무회전킥(가다가 뚝 떨어지는)을 차는 선수들도 있다.
사인이 안맞아 서로 차려는 욕심을 가지다 보면 정해진 작전이 안맞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누가 차도 골만 들어가면 모든게 용서되지 않을까?
내 기억에 그런 대표적인 선수가 이천수다.
2006 독일월드컵 당시 1차전 토고전때 이천수가 멋진 회전킥을 선보여 동점골을 만든 모습이 떠오른다.
개인적으론 염기훈이 이번 대회때 골 감각이 가장 좋지 않은가 생각해보기도 하는데
(실제 연습때 보면 염기훈의 왼발은 가히 환상적이다)
'국내용'이란 엇갈린 평을 받기도 한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정말 진정한 왼발의 달인 소리를 듣게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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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기자의 고충> 2010.06.10 00:31:58

<남아공 월드컵, 기자의 고충>
아프리카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
기자들에겐 최악의 월드컵이나 마찬가지다.
우선 교통편이 마땅치 않다.
우리나라의 택시와 같은 것들은 요하네스버그 같은 대도시에만 있고 이곳 루스텐버그에는 없다. 그냥 흑인들만 이용하는 '택시'라고 부르는 봉고차량만 있을 뿐이다.
물론 위험하다. '택시'는 아무곳에서나 손 들면 태워준다. 하지만 내릴때 아무일없이 내리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전언.
기차는 없다. 아니 있는데 없다고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경기가 열리는 더반과 포트엘리자베스는 단체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다.
현지에 도착해서 렌트카를 이용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치안이 위험해서 이용하지 말란다.
물론 장거리를 다닐일이 많아 비행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굳이 필요없기도 하지만 위험하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지난 독일월드컵때는 거의 모든 기자들이 렌트해서 아우토반을 질주했었다. 먼 거리는 이체를 타고 1등석에서 편안한 여정을 즐기기도 했는데....(물론 공짜였다)
그래서 이곳에선 약 6-70여명의 기자들이 한데 모여 같이 자고 대형버스로 같이 움직인다.
그러다보니 모두 똑같은 사진, 똑같은 기사다.
둘째는,,통신이다.
정말 어느나라를 가봐도 이제는 통신 사정때문에 절로 애국심이 생겨난다.
우리나라에서 평상시 취재후 전송하는 방식은 일단 요즘은 와이브로(서울시내에선), 무선랜 NESPOT, 무선모뎀이다.
이 3가지만 준비되어 있으면 어디서나 초고속 인터넷을 즐길수 있다.
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외국에 나오면 참 아니올씨다이다.
먼저 들른 그림같은 풍경의 오스트리아도 무선랜이 호텔에 깔려있었지만 속도가 우리나라의 무선모뎀 수준도 되지 않고 거기다 많은 수의 기자들이 한꺼번에 접속해버리면 다운되거나 아주 저속 주행을 하기 일쑤였다.
그런 사정은 이곳 남아공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SIM 카드를 이용하는 방법은 편리하나 속도가 영 마뜩치 않다.
품질 좋은 사진을 보내기 위해 사이즈를 좀 크게 보내려면 이건 숫제 하세월이다.
훈련시간이 한국의 밤 10시나 11시다 보니 바쁜 마감시간에 쫓겨 사이즈를 대폭 줄여 신문에 겨우 쓸 정도의 사진으로 보내고 만다.

차라리 숙박이나 먹거리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군대 다녀온 남자치고 잠 아무데서나 못자고 먹는거 가리는 사람 못봤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라는 농담보다 통신과 교통에 스트레스를 받는 걸 보니 난 사진쟁이임에 틀림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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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첫 소식을 전하며. 20100608> 2010.06.09 03:55:48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 늦고
기온은 남반구라 겨울이라지만 그래도 낮에는 덥고..
오스트리아를 거쳐 이곳 남아공까지 집 떠나온지도 벌써 2주가 넘었네요.
오스트리아 소식을 전해드렸어야 눈이 시원하셨을텐데
그냥 제 눈만 시원했습니다.
그래도 사진 한장

<숙소인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카펠라호텔에서 본 전경>
여하튼 꿈만 같던 오스트리아를 떠나 남아공에 도착한지도 벌써 4일이 지났네요.
온갖 강도와 살인, 폭력등의 뉴스로 이곳을 처음 찾은 기자단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동네 분위기는 유럽인데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는 흑인들은 보는것만으로 괜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그 백미는 그저께 북한과 나이지리아 평가전을 보러갔을때였습니다.
기자단 숙소가 있는 루스텐버그에서 차로 약 3시간 정도 걸리는 요하네스버그 동쪽 템비사란 흑인 밀집지역에서 경기가 열렸는데요(마쿨롱 경기장)
늦을까봐 서둘러 나섰던 길이었는데
경기장 입구에서 그만 버스가 흑인들에 둘러싸이는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경기장에는 나이지리아를 응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경기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었고 기자단이 탄 버스는 그 사람들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고 서있고
그 안에서 기자들은 감히 누구도 내려서 걸어가자는 말을 못했었죠.
남아공은 나이지리아에서 온 사람들이 많고 이곳 폭력조직은 나이지리아인들이 접수하고 있다고도 하더군요.
그렇게 많은 흑인들을 본 것도 처음이지만 '부부젤라'라고 하는 나팔모양의 응원도구를 다같이 불어대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10여명이 다쳤구요. 뒷사람들에 깔려 다친 사람들이었습니다.
경찰도 멍하니 지켜만 볼뿐 손 쓸수도 없는 상황이었죠.
그 검은 물결이 하나의 힘으로 될때 그 파워가 옆에서 지켜보는것만으로 엄청나더군요.



하지만 그래도 덕을 본게 있긴했죠.
사실 현지 경찰들이 북한기자들인줄알고 우리 버스를 경기장 안까지 들여보내줬거든요. ^^
여하튼 그렇게 갇혀있다 들어가다보니 경기는 벌써 시작한지 25분이나 지나 있었고
결과는 3-1로 나이지리아의 승이었습니다.
북한 얘기는 다음에 전하도록 하죠.
어쨌든 너무 살벌한 얘기만 했네요.
이곳 남아공도 며칠 있어보니 그렇게 삭막한 곳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적어도 아직까지 만나본 흑인들은 모두 친절하고 유쾌한친구들 이었습니다.
아래 친구들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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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환 2009.05.03 19:06:38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환>
우리나라에서 전(前) 대통령의 검찰 출두는 낯선 광경이 아니다.
입사해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소환 모습에 이어 세번째 전직 대통령의 검찰 출두를 지켜봤다.



하지만 이번엔 감회가 좀 남달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마지막 해 1월부터 퇴임시까지 청와대를 출입했었기 때문이다.
취재시에 때론 경호원들보다 더 가까이에서 노 전 대통령을 지켜봤던 터라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착잡하기 그지 없었다.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고 탄핵 돌풍에 휘말렸지만 참여정부 마지막 기자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출입기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미완의 개혁가'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간 정치인'등의 긍정적인 평가였다. 개인적인 생각과 철학은 이해하나 시대에 맞지 않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던걸로 기억난다.



출입처를 갖고 그 속에서 생활하다 보면 각자 자기의 출입처에 대한 애정이 생기게 된다. 노 전 대통령의 잘한 점과 못한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기자들이지만 마지막 퇴임시엔 모두 한결 같이 노 전 대통령의 개혁적인 생각이 이 사회에 미치지 못했음을 누구보다 아쉬워 한 것이다.
그 생각이 누구의 잘못이던 어떤 조직적인 오류에서건 이뤄지지 못했지만 아니 이뤄지지 못할 수 밖에 없는 개인이 어쩌지 못하는 시대의 장벽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숨은 순수한 이상주의적인 생각엔 모두 공감했던 터였다.



그런데 그런 '순수성'이란 기억을 붙잡고 전 정부를 회고 하기엔 이번 검찰 출두는 너무 착잡하기만 하다.
예전에 구속됐던 대통령들처럼 대기업으로부터 막대한 정치자금을 끌어 쓴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뇌물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그 자체만으로 때론 목소리 높이며 때론 꾸짖듯이 때론 열정적으로 맞서던 청와대 시절 모습이 오버랩 되며 안타까움을 더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1년 동안 옆에서 지켜보며  언론에 비춰지지 않았던(공식적인 영상과 녹취가 아닌) 사소한 순간들이 아직도 기억속엔 남아있다.
'대통령 노무현'으로서의 기억보단 '인간 노무현'으로서의 기억이 사실 더 오래 기억된다.




사실 퇴임한 후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
고향마을에 돌아가 텃밭을 가꾸며 현실 정치에 참여하기 보단 조용히 시원한 바람이 부는 정자에 앉아 책을 넘기거나 동네 할아버지가 되어 주민들과 스스럼 없이 지내는 모습.
하지만 현실은 상상과 달랐다.
그 점이 착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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