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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열차'를 지연시키는 사람들 |
2012.11.21 08:04:11 |
 62년만에 열차가 다시 들어온 백마고지역. 개통행사를 앞두고 열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터널을 관통하면서 빨강 불빛이 반짝였다. 다들 기대가 크다. 조금 뒤면 백마고지역에 열차가 닿는다. 백마고지는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중부전선의 격전지이다. 열차가 역을 코앞에 두고 멈췄다. 누군가 철로를 따라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경찰이 달려가 길을 비켜달라고 했지만 묵묵부답. 그가 걷는 속도대로 열차는 걷는 속도로 역에 도착해야 했다. "넥타이를 매고 와야 하는 했는 걸!" 공직에서 일했던 한 분도 다른 주민들처럼 찬밥 신세가 됐다. 행사장 앞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대자 공사업체 관계자들이 달려와 차를 빼라고 압박했기 때문이다. 갑을 관계가 분명한 국책사업에서 공사업자들이 누구의 눈치를 보는지는 명백하다. "저쪽 일반 주차장에 대세요" 문제는 일반 주차장이 꽉 차 있고, 이 주차장만 비어 있다. 내빈용이란다. 행사가 임박해도 텅 비어 있다. 운전기사까지 대동해 오는데 주차 걱정할 염려 없는 높은 분들이시다. 이날 62년만에 열차가 들어오는 걸 보기 위해 많은 주민들이 차를 운전하고 왔지만 내빈만을 염두에 두고 몰아내는 행사 운영에 주민들은 찬밥 신세가 됐다.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들보다 자가용을 더 많이 이용할 사람이 대우를 받는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철로 개설을 높고도 마찬가지였다고. 한 주민은 요식적으로 의견수렴 같은 것을 거쳤겠지만 사실상 일방적으로 노선을 정해 추진됐다고 귀띔했다. 개통식이 열리는 날 부랴부랴 나무를 심는다. 관광객들은 "저렇게 심은 나무가 살겠어"라고 혀를 찬다. 내 돈이라면 이렇게 집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날 반세기만에 들어온 열차는 아쉬움이 많았다. 과거 열차가 정차하던 철원역보다 800m나 못 미쳤다. 주민들은 철원역이나 이 곳에서 더 올라간 월정리역까지는 가야 운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통선이라고 쳐 놓은 줄을 움직일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참석자들은 이번 열차가 백마고지역이 아니라 더 북상한 위치에 설치됐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도 이같은 것을 눈치챘는지 원산을 거쳐 유라시아까지 원대하게 철마가 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의례 하는 소리로 들었을 뿐 수건 챙기기에 더 바빴다. 가슴에 와 닿는 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민초들은 공사를 추진하는 방식이나 이날 개통 행사를 하는 행태만으로도 진정성을 알 수 있다. 이걸 모르는 것은 주최 측 뿐이다. 아니 무시하는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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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세상이 무서워요." |
2012.10.20 22:06:17 |
 3년 전 동해안에서 어미와 조난당했던 새끼 수달.
치료를 받고 완치돼 북한강 DMZ 부근에 방사되는 날을 맞았습니다. 어미는 문을 열자마자 물속으로 뛰어들었지만, 아들 수달은 풀어주어도 다시 이곳으로 뛰어들어왔답니다.
이제는 스스로 물고기도 사냥해야 하는 세상이 새끼 수달에게 녹녹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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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의 피아노 |
2012.10.15 22:22:09 |
 피아노 한 대가 눈에 들어온다.
6·25전쟁 당시의 최대 격전지였던 철의 삼각전적지 전투를 기리는 추모비 제막식이 열린 강원 철원군 평화문화광장.
다시는 이 땅에 전쟁과 같은 비극이 없도록 참전했던 분들이 세운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고지의 주인공이 바뀌고, 함께 전투에 나갔던 동료는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던 철의 삼각지역 전투였다.
월동하기 위해 내려온 기러기들이 추모비 너머 DMZ 상공에서 편대 비행을 한다.

피아노 앞은 널찍하다.
아직 아무도 앉아 있지 않다.
나는 언젠가 이 피아노에서 평화의 선율이 퍼지기를 꿈꿨다.
그런데 추모제 마지막에 이 피아노가 사용됐다.
소년 소녀들과 함께 목소리를 맞춘 피아노가 연주한 노래는 다름아닌 6·25 노래다.
아아 잊으라, 어찌 우리 그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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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위에는 별이 있잖아요" |
2012.08.17 17:06:26 |
 "낙하 준비를 하고 있어요." "……" 장소만 말하고 전화가 끊어졌다. 뭘 물어볼 틈도 없었다. 벌써 어두컴컴한 저녁에 차를 몰아 가보니 누군가 4층 옥상에 서성거린다. ASA 3200에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어둠이 이미 주위를 포위하고 있었다. 바닥에는 119구조대가 에어 매트를 설치해 놓고 있었다. "추운 겨울에 일한 돈을 주세요" 강력계 경찰까지 출동해 설득에 나선다. 에어 매트에 잔뜩 바람을 넣는 기계 소리가 양쪽의 목소리를 잠식한다. 그가 누구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사정을 들어보니 학교건물 공사를 맡은 업체가 있고 그 아래로 하도급을 계속 준 모양이다. 이 일용직 노동자는 그 맨 끝에 일용직 노동자로 참여했다.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강원도 땅에서 지난 3~4월 목공 형틀을 하는데 참여했지만 아직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공사 관계자가 답답한 듯 담배에 불을 붙인다. 하도급업체에는 돈을 지급했는데 이후부터 사고가 난 모양이다. 그 하도급업체에 무슨 일이 생기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건설업체는 밀린 임금을 대신 지급하기로 했으나 법정 관리에 들어간 상태라서 직접 지급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라는 것. 하도급업체는 밀린 임금 지급을 이런저런 사정으로 차일피일 미룬 모양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일용직 노동자는 결국 이날도 돈을 받지 못하게 되자 옥상으로 올라가 야간 시위를 벌인 것이다. 하늘이 어두워지니 별이 하나 등장했다. 실루엣으로 보이는, 점처럼 미약해 보이는 그의 머리 위로. 더 어두워지자 그보다 별이 밝아 보였다. '그래도 당신의 머리 위에는 아직 별빛이 빛나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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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꽃..기적의 결실 |
2012.06.25 22:54:36 |
 1.2009년 11월 아프리카 에티오피이의 남부 딜라마을.
한국인이 세운 한별초등학교 교정에서 커피를 수확하고 있었다. 이 곳은 에티오피아의 대표적인 유명 커피 생산지역과 가깝다 보니 학교는 물론 집집마다 커피나무가 몇 그루씩 있다. 바로 따낸 커피체리는 발갛거나 형광빛이 감돌았다. 그때 하교하던 어린이들이 커피 체리 몇 알을 건네주었다.

그 커피 체리를 품에 안고 돌아오던날 한국은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찬 공기가 뺨을 훔쳤다. 벌써 한파가 찾아온 것이다. 그해 겨울 나는 아파트 거실에 이 커피 체리를 심었다. 2.2011년 12월 서울 합정동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눈발이 날렸다. 강변도로를 타고 달리는 동안 도심의 눈은 낯설면서도 포근했다. 2004년 6.25전쟁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노병들을 만나면서 시작된 나의 에티오피아 여정은 그후 2009년까지 계속됐다. 아무도 가지 않겠다는 곳에 내디뎠던 발 걸음이 그렇게 계속 될 지는 예상조치 못했다. 어쩌면 운명 같았고 인연같았다. 그후 나는 이들의 전투지역을 찾아나섰다. 놀랍게도 그 곳은 내가 태어나 살아왔던 곳이었다. 우리에게는 가난의 대명사로만 알려져 있지만 가면 가볼수록 에티오피아는 매력을 드러냈다. 반세기전 이땅을 찾아왔던 에티오피아 노병들의 길을 되돌아보는 여정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신입생이 늘어나면서 교실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딜라 초등학교까지 소개하고, 만약의 수익금이 생기면 이를 기부하기 위한 생각이었다. '에티오피아, 13월의 태양이 뜨는 나라'가 그것이다. 이 책을 싣고 춘천으로 내려오는 동안 창밖으로는 눈이 날렸지만 내 마음은 뜨거운 태양아래 발갛게 커피가 익어가는 에티오피아로 떠나 있었다.

3.2012년 3~4월 춘천 봄을 시샘하는 춘설이 하루종일 내렸다. 딜라 초등학교의 소녀가 선물로 건네준 커피는 2010년, 2011년에 무럭무럭 자랐다. 초겨울 한파와 물러날 줄 모르는 꽃샘추위가 가장 장애였다. 추위는 기습적으로 찾아오고, 끝난 줄 알았던 추위는 아침마다 괴롭혔다. 추위는 커피를 시들게 하고 며칠 뒤 낙엽처럼 잎을 떨어뜨렸다. 파랗게 자라던 커피 잎이 낙엽으로 변하는 모습은 고통이었다. 춥기로 유명한 강원도 춘천, 그 가운데 시내보다 1~2도가량 더 추운 산기슭에서 커피나무를 길러보는 것은 모험일 지도 몰랐다. 봄눈까지 가세한 직우 커피나무 가지에서 하얀 무엇인가가 감지됐다. 4월 들어 어느날 저녁 아침 자스민 향기가 방안에 감돌았다. 처음 맡아보는 신비한 냄새였다. 향기의 진원지는 커피나무였다. 3년의 겨울을 넘긴 커피나무에서 꽃이 핀 것이다. 하얀별 같았다.
 4.2012년 6월25일 6.25전쟁 발발 62주년이 되는 올해 6월 25일에는 제법 열매가 커졌다. 커피가 익기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하지만 2004년 예정에 없이 떠났던 여정이 결실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참전한 6.25전쟁 발발일을 맞아 '에티오피아, 13월의 태양이 뜨는 나라'가 25일자로 2쇄로 이어졌다. 커피와 에티오피아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덕분이다. 2쇄를 내기 위해 고생했던 출판사 '종이비행기' 한영아 대표에게도 특히 감사드린다. 에티오피아 여정을 더 이어갈 것이라고 꿈조차 꾸지 못했고, 이 것을 책으로 묶는 것이 기적같았던 시간이었다. 도전했던 여정이 커피 열매로 눈앞에 익어가고 있으니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에티오피아 여정과 커피를 길러보면서 느낀 것은 이것이다.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꿈을 꾸고 도전하십시오. 길은 보이지 않지만 도전하면 길은 어느 순간 열립니다." <<이 책은 교실 등이 부족한 딜라 초등학교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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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북단 철새마을 이색 도시락 |
2012.03.09 18:46:12 |
 철원군 양지리 최전방 철새마을 주민들이 간결한 도시락 메뉴를 개발해 오늘 시식회를 열었습니다 이곳은 마을 뒤 토교저수지에서 새벽에 쇠기러기들이 일제히 비상하면서 장관을 이루는 마을입니다. 예전에 한 분은 탱크가 굴러가는 정도의 소리가 난다고 표현했습니다. 전방지역에서 가장 큰 소리는 탱크 궤도소리니까요. 
주민들이 직접 담근 된장, 청국장, 나물, 고추냉이가 들어가 햄버거조차 대기업이 시중에서 파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과 품질입니다. 포장도 예쁩니다.

철원으로 갈 때마다 점심때 무엇을 먹을까 참 고민도 많았는데 단체로 가는 분들이라면 이 도시락 메뉴로 봄기운도 만끽하면서 평화여행을 즐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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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사이로 총총 오는 봄 |
2012.03.07 16:41:54 |
 겨울이 물러나기 아쉬운지 눈을 뿌렸다. 어둠에서 깨어난 세상은 은빛으로 환하다. 봄 눈은 눈과 비가 섞여 있듯이 아쉬움과 설렘이 교차한다. 요즘 자연은 봄을 맞을 채비가 한창이다.
도심에서는 계절의 변화를 좀처럼 실감하기 어렵지만 등산로 주변에는 나무가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다.

동백(생강나무)의 꽃망울은 잠에서 깨어나기 위해 틈이 살짝 벌어졌고, 진달래 꽃눈도 물이 오르면서 튼실해졌다.
총선의 열기가 회오리칠 때면 이 등산로에서 알싸하고도 나무 비린내가 나는 꽃들이 얼굴을 드러내리라.

전부 봄을 맞는 것은 아니다.
수십 년이 넘은 나무 가운데 뿌리째 뽑힌 것도 있다.
겨우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는지는 모르지만 뿌리가 깊지 않으면 쓰러진다는 엄연한 현실 앞에서 부실의 이유를 대는 변명은 궁색해진다.

올봄 그대만의 꽃눈을 활짝 틔우시라.
뿌리는 깊게 내리면서. (그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블로그를 자주 쓰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페이스북보다 이 곡간을 차곡차곡 채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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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금메달감이 되라 |
2012.02.06 19:44:37 |
 산길은 슬로프처럼 이어졌다. 최근 내린 눈위로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간 흔적만 있을 뿐 더 이상의 차가 다닌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바퀴자국을 따라 오르던 차는 오르고 내리는 길에서 멈칫한다. '이런 곳에 사람이 살고 있을까.' 마을은 인기척이 끊어졌다. 사람이 보이지 않아 산속에서 잘 터진다는 017로 시작되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조금 뒤 밝은 표정으로 오늘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정종진(70) 씨. 소양강댐 담수가 시작된 이래 37년째 소양강변에서 유기농을 하고 있는 분이다. 그를 찾아간 것은 26년째 영농일기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일기쓰는 것이 고역이었는데 어떻게 26년째 쓰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의 답은 용수철처럼 뛰어나왔다. "유기농을 하려고 했지만 아무도 가르쳐 줄 사람이 었었어요. 직접 기록하며 배워갈 수 밖에 없었어요" 유기농은 땅을 살리는 것이란다. 하지만 최근의 농촌은 볏짚마저 걷어가고 화학 비료를 치면서 생산성에 매달리면서 땅이 망가져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가 기록을 해가며 일기를 썼더니 학위를 가지고 있는 박사들이 가르치는 것이 맞지 않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지를 쓰며 배운 것은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이니 틀릴 리가 없었다. "농사도 마찬가지이지만 모든 분야에서 금메달감이 되야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기를 써야하지요. 써보면 똑같은 실수를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자신을 채찍질 할 수 있고요" 현장을 뛰는 재미는 이런 것이다. 요즘 논문을 베껴쓰는 등 종이장 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전문가'로 둔갑하지만 항상 무엇인가 부족했다. 심산 계곡의 눈길을 제치고 갔던 날 석유에 의존하지 않고 농사를 짓겠다는 고집장이를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현장을 다니다보면 숨어있는 전문가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 오지에서 자식 농사는 어떻게 했느냐구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패스트 푸드 먹고 과외하고 학원다니는 학생들보다 정신은 올바로 박혔으니까요. 학교 후 2시간씩 일을 한 뒤 밥을 먹다보니 땀의 소중함을 깨달아 우리 사회의 기둥으로 성장했습니다. 자식 가운데 한명은 최근 미국에서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으로 일하게 됐다고 합니다. 10년 안의 노벨상을 타겠다는 각오를 아빠에게 전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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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람들 |
2012.01.15 18:54:14 |
 경기 침체로 요즘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고 합니다. 전국에서 가장 추운 고장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비록 몸은 힘들지만, 해고 걱정없이 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철원군 환경미화원 채용 체력시험이 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0일 오전 강원 철원군 종합운동장. 새벽의 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거리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 채용시험에 120명이 응시해 모처럼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체력시험은 400m달리기와 모래주머니 들기, 윗몸 일으키기 입니다. 오늘은 좀 날씨가 누그러졌지만 발끝에서 한기가 전해져오는 운동장에서 400미터를 전력 질주하고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시험에는 최근 전역한 특전사 군인과 체육학과 졸업생 등 체력적으로 유리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절대 사진에 찍혀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회사에 말하지 않고 몰래 왔던 사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래 주머니와 씨름을 하던 그의 표정은 고통스러웠습니다. 몇 번 더 참았지만 그는 모래 주머니를 도중에 내려놨습니다.

그날 한 여성을 만났습니다. 남편이 아파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여성이었습니다. 모래주머니들기는 2분30초가 지나야 기본 점수를 받습니다. 4분이 경과해야 만점을 받는데 남자들도 1분이 경과하자 팔이 후들거리더니 모래주머리를 내팽겨쳤습니다. 보기에는 우스워도 이 게 지구를 든 것처럼 점점 무거워집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남자들이 거의 4분을 경과하지 못했습니다. 이 여성분은 4분까지 미동도 하지 않다 만점을 받았습니다. 이 분을 붙잡고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25키로라는 게 여자한테는 집에서 연습할 때 정말 힘들더라구요...하지만 마음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할 수 있다. 꼭 해내고 말겠다 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더니 좋은 성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삶의 무게처럼 버거운 모래주머니를 견디어야 하고, 마음처럼 몸이 따르지 않는 현실 앞에서 한계를 느껴야 했던 이번 체력시험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직 여덟명에게만 주어집니다.
하지만 온 힘을 다해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들은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아내, 그리고 대한민국의 든든한 기둥이었습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분들은 위대합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하신 분들도 이처럼 위대한 한해가 되시길 빕니다. 점점 업무가 늘어나다보니 밤늦게까지 블로그를 쓸 틈이 없어 그만 둘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사실 업무는 2배 이상 늘어난 거 같은데 이 블로그는 100개를 쓰건 1개를 쓰건 기사 1건조차 되지 않습니다. 아니 써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곳을 방문할지도 모르니 제 마음대로 폐없을 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지난 해처럼 자주 올릴 수는 없지만 힘 닿는데까지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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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가득~ |
2011.12.30 14:36:25 |
 새해 보옥 마안이 받으세요. 입에 먹이를 가득 물고 있어서요. 새해는 새(bird)의 해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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