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홈연합 블로그 홈블로그홈  l 로그인
정학구 블로그 (여행, 인간, 건강)
http://blog.yonhapnews.co.kr/9537jhg/
[기자세상] 정학구 블로그 (여행, 인간, 건강)
이전달 2014 9 다음달 22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카테고리
최근포스트
최근코멘트
최근방문자
포스트 : 4
코멘트 : 11
트랙백 : 17
방명록 : 18
방문자 : 126447
오늘 : 7
RSS구독 RSS 2.0 (?)
Comment RSS 2.0
가우디(1) - 자연은 나의 교과서 2007.01.16 18:03:55

  어렴풋이 수학시간에 대수학자 정도로만 들었던 가우디(1852∼1926)가 스페인 국민들이 자랑으로 여기는 대건축가로 추앙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움이었다.
 
    구엘공원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면서 들은 그의 독창적인 건축세계는 건축 문외한에게도 가히 충격적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내 구엘공원으로 가본다.
 
    입구에서부터 건물을 받치는 기둥인지, 종교적인 의미를 지닌 표상인지 모를 표면에 돌이 삐죽삐죽 비집고 나온 구조물이 다가선다.
    주술적인 분위기 마저 돌지만 그것보단 세련보단 자연에서 만난 소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가장 자연과 어울리게 만든 2층으로 된 공원.
 
    그 중간을 받치는 기둥 표면재는 공원을 조성한 야트막한 야산에서 나온 돌 그대로를 사용한 것이다.
                                                         
    정으로 때리지도 않고 그라인드로 갈지도 말고 그대로.
        
    2층에 심은 나무는 구조물 사이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기둥 사이론 역시 돌로 만든 자연스럽고 작은 벤치가 정겹다.
 
    기둥의 각도 또한 지면과 수직으로 곧장 내려가는 법이 없다.
    비스듬히 누운 듯, 세우다 만듯한 각도로 서 있는 것이 불안하게 보인다.
    그러나 철저히 구조학적으로 계산된 각도요, 안정과 안전이 확보된 시공이라고 한다.
    건축가와 구조 전문가가 어떻게 역할을 나눠 맡았었는지 모르지만...
    왜 비스듬한가, 공원에서 자라는 나무가 그렇기 때문이란다.
    하늘을 향해 그야말로 수직으로 뻗은 나무를 보면 잘라서 건축자재로 쓰면 좋겠다는 말을 하지만
    가우디는 더 많은 나무들이 제각각의 각도로 하늘과 땅 사이에서 안정감 있게 자라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나무의 줄기와 해골만큼 아름답고 완벽한 구조는 없다"
    가우디가 즐겨 쓴 말이다.
   
    동굴처럼 만든 구조물 사이로 들어서면 마치 돌이 휘오리처럼 감겨드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긴 보드에 몸을 맡기고 파도를 타는 장면에서 봤던 그 모양, 파도가 만들어내는 터널을 자연석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공원 자체를 착공 단계부터 우리처럼 중장비를 동원해 쫙 밀어붙인 후 새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지형을 그대로 두고 최대한 이용하면서 공원으로 만들어냈다.
    길은 등고선을 따라 만들었다고 한다.
    넓은 마당 주변을 삥 둘러 만들어놓은 벤치는 인체의 특성을 고려해 가장 편안하게 걸터 앉고 누울수도 있도록 만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란 설명도 잇따른다.
    지붕에는 못쓰게 된 타일과 도자기 조각을 붙여 만든 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재활용을 강조한 것인지, 자연이 주는 영감을 시현하기에는 어설프게 만들어진 정형화된 타일로는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모를 일이다.
코멘트(2)     트랙백(2)
바르셀로나 거리의 예술가 2007.01.05 17:59:32

   스페인 바르셀로나시를 둘러보다 휴일의 라 람블라 거리로 접어들면 사람들의 물결에 따라 이리저리 밀려다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거리마다 인파로 가득하고 특히 람블라 거리에서 초행길인 관광객에게 놓칠 수 없는 것이 5m 정도 간격으로 만날 수 있는 소위 '행위예술가'들이다.
 
    각종 동화와 소설 속에 나오는 천사와 마녀 캐릭터는 물론 스페인 축구의 자랑 호나우딩유 선수 복장, 퇴역 군인, 삐애로 등 제각기 특이한 복장과 분장을 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크지 않은 바구니 속에서 들어 있다가 갑자기 열고 나와 행인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고 뒤집어진 책상 밑에 깔려 바둥거리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분장술이나 아이디어 모두 놀라울 정도.
                                                      
    단지 이 모습을 자연스럽게 즐기려면 돈을 내야한다.
    이 예술가들 앞에는 반드시 모금통이 놓여 있고 정지상태의 동상이나 마네킹 같던 예술가는 동전이 통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면 몸의 각도를 틀든가 자세를 고치든가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한다.
                                                                        
                            
    퇴역 장군 복장의 예술가는 돈을 낸 젊은 여자와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날카로운 마녀 복장을 한 여자는 공짜로 사진기 후레쉬를 터뜨리고 캠코더를 계속 돌려대자 막대기를 내려치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휴일 사람이 많을 때면 행위 예술가는 20∼30명이나 된다고 한다.

                              
    거의 매일 나오는 경우가 많다니 이것은 이들에게 직업인 셈이고 행인들이 던져주는 돈으로 생활한다는 얘기다.
    매일 같은 캐릭터로 분장을 하고 화장을 새로 하는 것은 물론 계절이 바뀌면 의상만 약간 변화를 줄 뿐 기본 컨셉은 그대로 간다는 설명이다.
    처음 보고 가는 관광객 입장에서야 이들이 행위예술가로 보이겠지만 이곳에 사는 시민들은 거의 매일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할까?
    구걸도 예술적으로 한다?  하니면 무대가 가장 넓은 예술가라고 해얄까?
 
코멘트(3)     트랙백(1)
니들이 죽음을 알아? 2005.10.09 19:11:56

 김해에 가면 대성고분군이 있고 가야세계문화축전이 열리는 시월 16일까지 고분군 옆 체험장에서 2-3분간 죽었다 깨어나기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말이 죽었다 깨어나기지 실은 무덤 속에 들어갔다 나오기죠.
 그러나 어린이들이 목관안에 들어가면 3조각으로 된 합판 조각을 덮고 그 위에 흙까지 뿌리면...
 지켜보던 어른들이나 깜깜한 관 속에 들어간 아이들은 순간, 장난이 아니죠.
 관 속에 들어가기전 체험자들은 '비문'을 쓰도록 돼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다시는 동생과 싸우지 않겠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듣겠다'는 둥..
 마치 어른들이 애들 교육시키기 위해 죽음이나 무덤이란 다소 꺼림칙한 기제를 이용하는 듯 하기도 하지만 한번쯤 겪어볼만한 경험입니다.
 잠시 땅 속에서 어둠과 침묵을 경험하고 나면,
 밖에서 "이제 말 잘 들을거지?"
"동생과 안싸울거지?"라고 묻고는
 대답을 듣고서야 꺼내주죠.
 무덤 속을 나와 죽음에서 탈출한 어린이들은
 가끔은 시무룩한 표정을 짓지만 대부분
 '살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까르르" 웃으며 엄마 손을 잡고 사라집니다.
 기분이 어땠느냐고 물으면
 "너무 재미있었어요"
 '죽는게 좋았어?"
 "아이 몰라요 어쨌든 너무 재미있고 좋았어요"
 죽는 게 재미있다니!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할머니들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그래 너희들은 줄을 잘 서 좋은 시절을 산다.
 머리에 피도 안마른 니들이 죽음을 알아?'

 그 체험을 해본 아이들은 다음 언젠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신다면 한번쯤 그 무덤속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리라...
 
 이 체험의 정확한 제목은 '순장' 체험.
 '순'은 '따라죽을' 순(殉)자를 쓴다.
 중국이나 부여는 물론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고대문명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대체로 순장 습속이 유지됐음을 확인합니다.
 이집트에서는 제르왕 묘 주위에 275명의 후궁과 43명의 노비 등을 순장한 묘가 있고 1.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다시 269명이 순장돼 있었다고 한다.
 북아메리카에서는 왕족의 여인과 혼인한 남자가 먼저 죽은 아내와 함께 순장되었다. 
  인도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분신자살해 순장되는 '사티'라는 풍속이 있었다고 합니다.
 자살이든 타살이든 먼저 죽은 사람의 부활 등을 기대하며 산사람을 죽여 이뤄진 순장 혹은 순사,
 이런 습속은 요즘 기준으로 보면 그야말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점차 노예와 처.첩의 인격을 중요시하게 되면서 산 사람의 몸에 상처를 입히거나 삭발하는 등 행동으로 대체되고 인형을 사람대신 때리며 시중을 잘 들라고 했답니다.

 말이야 순장체험이지만 잠시 죽음을 생각해본 시간.
 죽음을 미리 대비하면서 살자는 운동이 일고 있는 것을 보면서 잠시,
 모든 행동과 생각까지도 멈추고,
 살아있는 것에 대한 의미를 잠시 .....
 

코멘트(1)     트랙백(7)
800억원 무대를 능가하는 80만원 공연 2005.09.13 23:39:53

 창원시청 옆엔 800억원이 넘게 투자돼 건립된 대형 문화예술회관이 있습니다. 인근 지역 시민들까지 부러워할 정도로 좋은 시설을 갖고 있고 다양한 공연물을 올려 지역 문화의 센터 역할을 하죠.
 그러나 저한텐 그 건물이 가끔 생소하게 느껴지고 시민들 몇 %나 저 곳을 친근하게 느낄까 생각하곤 합니다.
 제법 고급 공연이다 싶으면 수만원의 입장권을 구입해야하는데다 대중적인 공연이 많지 않다 싶고 그래서 오히려 경제난을 겪는 서민들한텐 괜스레 소외감만 더 느끼게 만드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런 중에 창원시립무용단이 800억원짜리 고급 예술관을 나와 난데없이 회관 옆 마당에 고무판을 깔아놓고 수요일마다 무료공연을 한다기에 의아스럽기도 하다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바로 이거구나 싶더군요.
 티켓을 돌리지도 가두 홍보도 하지 않았지만 지나가던 시민들 소문듣고 온 학생들, 하나 둘씩 계단에 앉아 고급 춤을 공짜로 그것도 팝콘 먹으며 편안히 볼 수 있다니,...
 두번째 공연때는 마산의 박미 무용단이 초청돼 아르헨티나 탱고의 진수를 보여줬죠.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인간문화재'로 대우받는 노 춤꾼 부부도 나와 즐거운 스텝을 선보였죠.
 박미(여) 단장은 다소 살이 찐 듯 해보이긴 했지만 너무 즐겁게 공연을 해보이고 창원시립무용단 안무자와 커플로 한 춤 하기도 하고..
 고무판이 미끄러워 두번이나 넘어질 뻔 했지만 그게 뭔 대수람.
 지나가는 택시 소리가 전혀 방해되지 않는 초저녁 문화회관 옆 공터의 향연,매주 수요일 저녁 7시면 야식을 준비해서 나오든 저녁을 일찍 자시고 나와 보시라.
 '수요공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작은 문화, 내가 만질 수 있는 문화를 배신하지 않고 매주 선보이리라.
 이들은 시에서 매주 50만원 정도를 보조받는다.
 출연료는 커녕 저녁 밥값도 안되는 돈, 춤판을 마치고 빠질 수 없는 뒷풀이 자리 호프값은 각자 출연진과 주최측의 주머니를 털어야하는 건 뻔한 이치.
 그래서 전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해봅니다.
 시 예산에다 갹출한 주머니 돈까지 합쳐 80만원 정도라고 보면, 80만원짜리 공연이 800억원짜리 예술회관 안에서 벌어지는 무대를 능가할 날이 곧 오리라는....
 
 
코멘트(5)     트랙백(7)